꽃 피우는 해외 한국어교육

파이낸셜뉴스       2026.04.01 18:18   수정 : 2026.04.01 18:18기사원문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오늘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이를 기념해 프랑스 내 한국어교육 활성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한국어교육은 국제 교육협력과 관련해 빠짐없이 논의되는 주제이자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최근 해외 한국어교육이 급속하게 확대될 수 있었던 비결을 이제 누구나 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BTS로 대표되는 K컬처가 전 세계 청소년 사이에서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고, 25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 통계가 증명하듯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함께 한국어 능력이 주는 학문적·경제적 혜택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는다.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그 기회를 살릴 수 있다. 정부가 K컬처 열풍을 발판 삼아 한국어교육을 확대할 수 있었던 진정한 요인은 1999년 미국을 시작으로 26년 이상 뚝심 있게 이어 온 교육부의 해외 한국어 보급사업이 아닐까 한다. 이 사업 초기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어는 다른 외국어에 비해 해외에서 과목으로 채택될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 어떤 외국어가 학교의 정식 과목으로 채택되려면 현지 학교·학생의 수요와 체계적인 교재, 역량 있는 교사의 삼박자가 갖춰져야만 한다. 그러나 당시 한국어 인지도는 높지 않았고, 외국 학생을 위한 교재도 개발돼 있지 않았다. 다만 교사는 재외동포들이 오랜 시간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역량을 쌓아 왔기에 비교적 단시간에 확보할 수 있었다. 2020년대로 접어들면서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해 국제 기준에 맞춘 한국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한국어 교재를 발간했다. 동시에 해외 청소년·교육자 대상 국제행사를 개최해 한국어 관련 인식을 높이고, 한국어교원을 양성·파견하며 한국어 보급의 인적 기반을 다졌다. 아울러 22개국의 재외 한국교육원이 현지에서 발로 뛰며 해외 학교의 한국어 채택 수요를 발굴했다. 그 결과 현재 전 세계 47개국 학생 23만명이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어를 정규·방과후 수업 과목으로 채택한 해외 학교는 2777개교에 이른다.

해외 한국어교육이 K컬처와 한류라는 단비를 맞아 활짝 꽃을 피우기까지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준 실무부서의 노력이 있었다. 이제 향후 과제는 한국어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해 양적 확대와 질적 제고를 이루는 것이다. 교육부는 그 해답을 현지인 교원 양성과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서 찾고자 한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에서는 지난 3월 왕립프놈펜대학교와 협력해 1호 현지인 한국어교원을 배출했다. 또한 한국어 회화·발음 연습, 국가별·수준별 맞춤형 수업콘텐츠 개발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실제 수업에 적용해 나갈 것이다.

해외 한국어교육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 큰 의의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선순환과 파급력에 있다.
한국어교육은 국제교육 정책의 밑거름이다.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운 해외 학생들은 자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고, 친한파 인재로서 한국과 세계를 잇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해외 한국어교육이 정부 정책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대표하는, 우수한 사례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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