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우주, 미래 아닌 현실”… 제주 민간 우주지상국 시대 열렸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2 08:42
수정 : 2026.04.02 08:42기사원문
컨텍 ASP 개관 앞두고 한림 현장 점검
안테나 12기… 아시아 최대 민간 지상국 단지
제주 우주산업 5대 가치사슬 본격 가동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일 제주시 한림읍 우주기업 컨텍의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ASP)’ 현장을 찾아 “이제 우주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곁에 도래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2일 정식 개관하는 ASP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 지상국 단지로 제주도가 민선 8기 출범 직후 제시한 우주산업 5대 가치사슬 가운데 ‘지상국 서비스’와 ‘위성데이터 활용’을 실물로 구현한 첫 핵심 거점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오 지사는 2023년 1단계 사업 때부터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이어왔다.
이날 현장에서는 12기의 안테나가 집적된 지상국 단지도 직접 살폈다. 오 지사는 2023년 2월 ‘제주 우주산업 육성 기본방향’을 발표하며 위성데이터 활용, 지상국 서비스, 소형 큐브위성, 소형발사체, 우주체험 등 5대 가치사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ASP 개관은 그 청사진이 민간 투자와 산업 인프라로 구체화한 사례다.
ASP는 총 200억원이 투입된 1만7546㎡ 규모 시설이다. 컨텍은 제주 ASP에 12개 위성 수신 안테나를 운영하고 있다. 안테나 12기가 집적돼 있어 민간 지상국으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르웨이,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기업 지상국 운영도 함께 맡고 있어 제주가 글로벌 위성 서비스 네트워크의 실질 거점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제주에서 받은 위성 신호가 곧바로 세계 우주기업의 서비스와 연결되는 구조가 열렸다.
제주가 우주산업 입지로 주목받는 이유도 분명하다. 컨텍 측은 제주가 태평양을 앞에 둔 지리적 조건 덕분에 저궤도 위성이 한반도를 지날 때 마지막이자 동시에 첫 수신 지점이 될 수 있고 고도제한으로 높은 건물이 적어 전파 교란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발사체, 위성 조립, 지상국 데이터 수신, 우주환경센터, 국가위성운영센터 등 우주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제주에 집적돼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우주산업이 특정 시설 하나로 끝나는 산업이 아니라 설계-제조-발사-수신-활용까지 이어지는 연쇄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가 전국에서 보기 드문 복합 거점을 갖춰가고 있다는 뜻이다.
제주도는 이미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산업 전략으로 끌어올렸고 이번 ASP 개관은 그 전략이 현장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다. 오 지사가 “제주의 청년들이 글로벌 우주기업으로 진출하고 더 큰 꿈을 키워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우주산업이 연구기관이나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제주 청년 일자리와 지역 산업 생태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다.
컨텍 역시 제주에서 사업 확장 의지를 분명히 했다. ASP 운영 인력으로 제주에서 이미 12명을 채용했다. 향후 데이터센터 구축과 추가 사업이 이뤄지면 인력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전예약 방식으로 시민과 학생에게 공간을 개방하고 제주시내권에 ‘스페이스 엑셀러레이터 센터’를 세워 우주산업 인재를 키우는 구상도 제시했다. 제주 우주산업이 시설 유치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인력 양성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다만 과제도 있다. 제주가 우주산업 5대 가치사슬을 실제 산업으로 굴리려면 지상국 서비스와 위성데이터 활용을 넘어 제조·인재 양성·연구개발·규제 지원까지 한층 정교한 후속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우주산업 클러스터 최종 지정, 지역 대학과의 연계, 데이터센터와 후속 기업 집적, 주민 수용성 확보도 남은 숙제다.
ASP 개관의 의미는 ‘아시아 최대’라는 규모에만 있지 않다. 제주가 우주를 말하는 섬에서 우주산업이 실제로 돌아가는 섬으로 옮겨가는 출발점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