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시혁 ‘BTS 관광지론’ 적중…3가지 승부수 무엇이었나

파이낸셜뉴스       2026.04.02 11:04   수정 : 2026.04.02 11: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방탄소년단은 이제 팬덤을 넘어 누구나 보고 싶어 하는 관광지 같은 아이콘이 될 것.”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컴백 앨범 제작 과정에서 내놓은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2일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이번 컴백을 앞두고 총괄 프로듀서인 방시혁 의장이 세 가지 승부수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중 하나가 'BTS 관광지론'이다.

BTS 노래 듣자...스포티파이 신규 청취자수 690% 증가


약 4년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등 국내외 차트를 휩쓸며, 성공적인 컴백을 입증한 가운데, 방 의장은 이번 앨범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기존 팬덤 아미(ARMY)를 넘어, 전 세계 대중이 호감을 갖는 그룹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컴백 앨범 역시 ‘한 번쯤 들어보고 싶은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앨범 발매 이후 방탄소년단 음악을 처음 접한 신규 청취자 수는 690% 이상 증가했다. 특정 팬층을 넘어 대중 전반의 관심이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50대 여성 청객은 "방탄소년단의 신곡을 듣기 위해 스포티파이를 새로 깔았고, 그의 앨범 중 처음으로 한곡이 아니라 전곡을 다 들어봤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스윔’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발매 첫날 스포티파이에서 약 1464만회 재생되며 ‘버터’, ‘다이너마이트’보다 각각 1.3배, 1.9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해외 매체의 반응도 주목된다. 롤링스톤 UK는 “방탄소년단은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라고 평했고, 가디언은 “‘버터’가 서구 시장 진입의 과정이었다면, ‘아리랑’은 그들이 직접 차린 식탁에 세계를 초대한 것”이라고 평했다.

송캠프, 한국적인 것..또다른 승부수


이번 앨범의 성과 배경으로는 'BTS 관광지론'을 포함해 세 가지 전략이 꼽힌다.

우선 대규모 송캠프 방식이다. 다수의 글로벌 프로듀서를 한곳에 모아 장기간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최근 미국 음악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수차례 송캠프를 통해 200~300곡의 후보곡이 만들어졌고, 이를 선별해 앨범을 완성했다. 여기서 포인트는 글로벌 작곡가들이 BTS의 앨범에 참여하기 위해 몰려들었다는 점이다. "K팝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앨범은 멤버 전원이 전원 전역한 지난 6월 이후 약 9개월만에 나온 정규 앨범이다. 신규 앨범 수록곡은 14곡에 달한다.

지민은 지난달 20일 유튜브 방탄TV 채널에서 진행된 ‘아리랑’ 발매 기념 라이브에서 “9개월이 긴 시간이기는 했지만 앨범 하나를 제작하기에는 촉박했다. 무사히 나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모여 송라이팅 세션을 2달간 진행했다. 당시 솔로 투어 일정이 잡혀있던 진은 홀로 뒤늦게 송캠프에 합류했고, 이 때문에 새 앨범 작곡·작사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RM은 “(신보에) 멤버들 각자 색깔이 다 들어갔다”면서 “진 형도 사실 조금만 더 빨리 투어가 끝났으면 더 많이 같이 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활동 2막을 여는 앨범인데, 일곱 멤버가 다 함께하지 못했다는 상징성 측면에서도 진의 크레디트가 빠진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RM은 송캠프 방식의 단점도 언급했다. 그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더 리턴'에서 “곡을 찍어내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끝까지 고민하고 싸우며 방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매우 마음에 든다"고 여러 차례 말하며 만족스러움을 표한 바 있다.

아리랑 민요 활용 놓고 이견 빚기도


두 번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의 확장이다. 예상보다 영어 가사 비중이 높은 가운데서도 한국 문화와 역사적 요소를 곳곳에 녹여냈다. 수록곡 ‘에일리언’에는 ‘중모리’, ‘신발을 벗는 문화’, ‘김구’ 등 한국적 코드가 등장한다. 미국 방송 출연 당시 실내화 문화를 소개하거나, 공연장에서 방석을 활용한 연출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하면서 방탄소년단은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집에 들어올 때 신발 벗고 실내화를 신는다”며 진행자에게 실내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구겐하임미술관에서 타이틀곡 ‘스윔’을 퍼포먼스할 때는 의자나 소파가 아닌 바닥에 방석을 두고 관객들을 앉게 했다. ‘킵 스위밍(Keep swimming)’이라고 쓰인 이 방석을 공연 후에는 관객들에게 선물로 줬다. 한국식 온돌 문화를 알린 셈이다.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도 빼놓을 수 없다. ‘No.29’에는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별도 트랙으로 담았고, ‘바디 투 바디’에는 민요 ‘아리랑’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다큐멘터리 'BTS : 더 리턴'을 보면 아리랑을 얼마나 길고 비중있게 사용할지를 두고 멤버들과 방시혁 의장 간 이견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방 의장은 “여러분이 외국 어느 나라 사람인데, 자기 나라 출신의 슈퍼스타가 자기 나라 민요를 세계인들 앞에서 불렀을 때 소름 돋는 감동을 느끼지 않겠는가"며 설득했다. 그는 "아티스트로서 그런 감동을 줄 수 있는 순간을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피부색과 머리 색, 눈 색이 다 다른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목소리로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은 아마 당신들이 죽을 때까지 보지 못할 아이코닉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주장했다. 멤버들이 이 의견에 동의하면서 아리랑 전곡 삽입은 현실화됐다.


일부에서는 이번 앨범에 대해 "영어 가사 비중이 높아 정체성이 애매” 하고 "전통을 가져왔지만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가사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감정은 느껴진다” “마치 신성한 무언가를 함께 부르는 느낌이다” 등 ‘아리랑 전곡 삽입’의 긍정적 효과도 발견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관객과의 접점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예정된 월드투어에서는 아리랑 떼창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때의 장관이 어떻게 기록될지도 궁금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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