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직무유기 혐의 부인…"부장검사 공백 탓 지연"
파이낸셜뉴스
2026.04.02 15:18
수정 : 2026.04.02 15:18기사원문
"'직무유기' 아닌 사유 많아"...'수사방해' 전부 부인
[파이낸셜뉴스]채 해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전 검사들 수사의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오동운 처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처장 측은 당시 수사 책임자인 부장검사 공백 등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됐을 뿐, 직무유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2일 오 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의 직무유기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은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가 상호 공모해 지난 2024년 8월 고발장을 접수하고 지난해 7월 특검 이첩 결정까지 11개월 동안 정당한 이유 없이 대검찰청에 이첩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사건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송 전 부장검사의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고,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사건의 수사가 필연적으로 대통령에게 향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총선을 앞두고 소환조사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총선 전에 소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공소사실 요지를 진술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 측은 부장검사 공백과 조직 상황을 이유로 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사건 관련자들이 수사 라인에 포함됐고, 비상계엄 상황까지 겹치면서 후임 부장검사 임명이 지연돼 정상적인 수사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이 수백 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부장검사 없이 수사를 진행하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고도 강조했다.
오 처장 측은 "특검과 다른 방향으로 주임검사(박 전 부장검사)가 의견을 가지고 문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무 유기가 되지 않는다"며 후임 부장검사가 임명된 뒤에 정당한 절차에 거쳐 특검에 사건을 이첩했으니 직무유기에 해당되지 않는 정당한 사유가 다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차장 측 역시 상급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즉각적인 판단을 유보할 수 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박 전 부장검사 측도 퇴직 전 일정 기간 수사를 진행했다며 직무유기 성립을 부정했다.
김·송 전 부장검사 역시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순직 해병 사건 수사팀에 총선 전 소환 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 자체가 없고, 외려 본인이 처장 대행을 할 때 가장 수사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송 전 부장검사 측은 "압수수색 영장은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추후 청구하기로 합의된 내용"이라며 직권남용이 아니고, 위증 혐의 역시 고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 처장은 현직 수사기관장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해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소회를 전했다.
김·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 2024년 공수처 처·차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순직 해병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 수사팀의 관련자 소환조사를 방해하거나 추가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막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아울러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 2024년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휘말린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등 허위 진술한 혐의도 적용됐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는 그해 8월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한 뒤 이후 사건을 수사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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