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교사' 이종호, 1심서 무죄...채상병 특검 사건 첫 결론

파이낸셜뉴스       2026.04.02 16:12   수정 : 2026.04.02 15:54기사원문
휴대전화 파손 가담한 차모씨는 벌금 300만원 선고



[파이낸셜뉴스] 자신의 휴대전화 파손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는데,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2일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를 '증거인멸 교사범'으로 보지 않고,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공동정범은 범죄 과정에서의 지배나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행사하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성립될 때 적용된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기존 휴대전화의 데이터를 새로운 휴대전화로 옮겨 개통한 뒤, 차씨와 함께 이동해 휴대전화 파손을 같이 했다는 취지다. 단순 교사가 아니라 범죄 행위에 대한 일련의 과정에 같이 있었고 이를 지시했기 때문에, 단순 교사범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피고인들과 함께 만나 이동하며 실행행위를 공동으로 한 점 등을 비춰보면, 차씨에게 교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공동정범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증거인멸의 경우, 타인의 형사사건에서 성립할 뿐 자신에 대한 것은 성립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비록 증거인멸의 공동정범이지만, 형사법에 따라 자신의 증거에 대한 인멸 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자기 이익을 위해 휴대전화를 인멸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로 처벌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검팀이 주장한 '방어권 남용'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어권 남용은 공동정범에게 적용이 불가능한 권리"라며 "정황을 비춰봤을 때, 수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 방어권 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검사가 제축한 다른 증거를 보태고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는 증명되지 않고, 범죄증명이 없는 경에 해당한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표의 휴대전화를 밟아 파손한 혐의로 같이 재판에 넘겨진 차모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차씨는 이 전 대표가 채상병 특검팀의 주요 참고인임을 알고 있었고, 휴대전화가 중요 증거라고 인식할 수 있었다는 재판부의 설명이다. 이를 알고도 이 전 대표와 함께 휴대전화를 파손한 행위에 대해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차씨는 증거인멸의 교의가 있었고, 이 전 대표와의 공동 가공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차씨가 범행으로 얻은 이득이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 전 대표에게 벌금 500만원을, 차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한 상황이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차씨에게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표가 먼저 휴대전화를 땅바닥에 던졌고, 이를 차씨에게 건네 발로 짓밟게 한 뒤 한강공원 휴지통에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선고는 채상병 특검팀이 기소한 사건 중 첫 법원의 판단이다. 특검팀 사건에 대한 첫 선고가 무죄로 나오면서, 향후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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