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안전자산'도 흔들…금·은 ETF, 한달새 순자산 1조 증발
파이낸셜뉴스
2026.04.02 15:52
수정 : 2026.04.02 15:52기사원문
'이란 사태'로 금은 ETF 수익률 '뚝'
"종전 후 금값 반등 예상…상승폭은 제한적"
[파이낸셜뉴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이 전쟁 이슈로 출렁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한 달새 1조원가량 증발했다.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긴축 공포'가 지속됨에 따라 당분간 변동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금·은 관련 ETF 13개의 순자산은 8조9410억원으로, 한 달새 9867억원 줄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금·은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금 선물 가격은 10.85%, 은 선물 가격은 19.69% 급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은 관련 ETF 수익률도 줄줄이 하락했다. 지난달 'ACE 골드 선물 레버리지(합성 H)'가 24.60% 급락했고, 'KODEX 은선물(H)'(-20.77%),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18.14%), 'TIGER 금은선물(H)'(-13.49%), 'KODEX 골드선물(H)'(-12.66%), 'TIGER 골드선물(H)'(-12.38%) 등도 하락폭이 컸다.
통상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지만 긴축 우려가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미국 등 글로벌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서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금이나 은은 예금이나 채권처럼 이자가 붙지 않아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지난 1일만 해도 종전 기대감에 금과 은 가격은 각각 2.87%, 1.55% 반등했지만,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주간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발언하자 다시금 휘청이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금은 4.01%, 은은 7.44% 하락 중이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와 달러 강세가 유동성 축소 우려로 연결되며, 금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종전 시 반등 폭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급등했던 금·은 가격이 조정을 받은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은 가격은 단기 조정에 그칠 뿐, 장기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장기 실질금리는 하락해,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도 금 가격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반대로 전쟁이 마무리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우려 완화와 미 국채 금리 하락에 따라 금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정학적으로 이란 사태는 중동 산유국들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통행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스탠스를 지속적으로 나타낼 경우, 이미 손상된 페트로달러(원유 거래 시 달러화 결제)의 시대는 완전히 저물며, 장기적인 달러화의 대체제로서 금에 대한 선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경우 금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정책 기조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증거금 산정방식 변경 등을 감안할 때 전고점 상회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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