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리테일 가상자산 시장, 규제 따라 ‘희비’ 엇갈려

파이낸셜뉴스       2026.04.02 15:57   수정 : 2026.04.02 15:50기사원문
일본 세율 55%→20% 추진·태국 ‘5년 소득세 면제’로 개인 유입


반면 코인 거래량 세계 2위 한국, 해외 이전 출고 90조원에 달해



[파이낸셜뉴스] 아시아 가상자산 시장이 기관 자금 유입에 따른 성장에도 개인(리테일) 부문에서는 각 국가별 규제 환경과 유인책에 따라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이 이달부터 가상자산 과세 체계를 최대 55%에서 20% 단일세율로 낮추는 가운데, 한국은 세 차례 유예 끝에 내년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22%)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일 웹3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태국이 세제 혜택을 앞세워 개인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반면,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거래 규모에도 불구하고 상품 다양성 부족으로 인한 ‘디지털 자본 유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거래법(FIEA) 적용 대상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현재 잡소득으로 분류돼 최대 55% 과세되는 구조를 금융소득과 같은 20% 단일 세율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타이거리서치는 HTX와의 공동 분석을 통해 “일본의 이번 세제 개편은 그동안 일본 리테일 시장 걸림돌이었던 비용 문제를 해결해 ‘크립토 큐리어스(잠재적 투자층)’를 실질적 이용자로 전환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국 역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인가 거래소를 통한 매매 차익에 대해 오는 2029년까지 5년 간 개인소득세를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투자 토큰 서비스를 허용하는 등 전통 금융과의 경계도 허물어 리테일 접근성도 극대화하고 있다. 그 결과, 태국 법정통화(THB)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9개국 가운데 원화(KRW) 다음가는 규모로 성장했다.

반면 한국 시장은 ‘양적 성장과 질적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순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작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8% 감소했지만 이용자수(계정기준)는 1113만명으로 3% 증가했다.

동시에 한국 기반 가상자산 투자자의 해외 이탈 현상도 뚜렷하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의 외부 출고액은 107조3000억원이며, 이 중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화이트리스트(해외사업자·개인지갑) 이전액이 90조원(약 84%)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원화마켓)에서 지원하지 못하는 레버리지 상품 및 알트코인 거래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시행을 앞둔 개정 소득세법에 따라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 가운데 250만원 공제 초과분에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해 22%가 부과될 경우, 국내 코인 시장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홍콩 역시 아시아 최초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 제도 기반은 탄탄하지만, 복수의 규제 요건으로 인해 상당수 상품이 자산 800만 HKD(약 13억원) 이상 보유한 전문투자자 위주로 판매되고 있어 리테일의 직접 투자 기회는 제한적인 상태다.

타이거리서치 관계자는 “미국과 홍콩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등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 거래소들도 고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며 “탈중앙화된 금융(DeFi·디파이) 접근성 강화 등 증권사 앱이 줄 수 없는 가상자산 네이티브 서비스를 얼마나 현지화된 방식으로 제공하느냐가 향후 아시아 리테일 시장 주도권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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