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4·3 80주년엔 백비에 이름 새겨야”

파이낸셜뉴스       2026.04.02 15:53   수정 : 2026.04.02 15:53기사원문
왜곡 처벌·미군정 책임 규명 등 5대 과제 수용
“기억 넘어 평화·인권의 시대로 가야”
극우단체 4·3 추념일 집회 중단도 촉구
“선거운동 멈추고 함께 추모하겠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위성곤 국회의원이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4·3의 올바른 이름 찾기, 이른바 ‘정명(正名)’을 80주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4·3특별법 개정을 통한 왜곡·폄훼 처벌과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 발굴, 미군정 책임 규명 등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제안한 5대 정책 과제도 적극 수용하겠다고 했다.

위성곤 의원은 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내일 맞이하는 4·3 78주기는 3만 영령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의 시린 마음을 치유하는 날이어야 한다”며 “갈등과 정쟁을 멈추고 도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함께 추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4월 3일 당일에는 추념식 참배와 추모 메시지 발표 외에 선거 관련 보도자료 배포, 정책 간담회, 문자와 SNS 발송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위 의원이 가장 강하게 꺼낸 화두는 ‘정명’이다. 그는 4·3평화기념관의 백비를 언급하며 “이름 없는 역사가 아니라 이제는 당당하게 불릴 수 있는 이름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4·3 80주년 추념식에서는 슬픔의 역사를 넘어 온당한 이름이 불릴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4·3 해결을 단순 보상과 추념에서 역사적 명명과 사회적 합의 단계로 넓히겠다는 메시지다.

행방불명 희생자 문제도 전면에 세웠다. 위 의원은 수형인 80여명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희생자 결정은 물론 재심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정부와 유관 기관 협의를 통해 재심 재판을 받지 못하더라도 4·3 희생자 결정 등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간이 갈수록 유족 고령화가 심해지는 만큼 행정과 제도가 더 서둘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위 의원은 또 54개 단체가 참여한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의 5대 정책 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은 △4·3 역사 왜곡·폄훼 처벌 규정을 담은 4·3특별법 개정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 발굴과 신속한 신원 확인 △내실 있는 추가 진상조사보고서 발간 △4·3특별법 개정을 통한 올바른 이름 찾기 추진 △4·3 당시 미군정 책임 규명 등이다. 이번 발표는 개인 공약이라기보다 4·3 관련 단체 요구를 제도 과제로 공식 받아안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평화공원 앞 집회 예고에 대한 비판도 분명히 했다. 위 의원은 “4·3을 폭동이라 칭하고 대통령마저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는 일부 극우세력이 4월 3일 평화공원 앞 왜곡 집회와 제주시청 계몽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 추념식을 방해하는 행태인 만큼 해당 집회를 중단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메시지는 4·3 78주년을 앞두고 제주지사 주자들의 경쟁이 누가 더 후속 과제를 구체화하느냐의 단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영훈 측이 미군정 책임 규명과 공식 사과를, 문대림 의원이 4·3 세계화와 평화축제를 내세운 가운데 위 의원은 왜곡 처벌과 정명, 미결 수형인 명예회복을 핵심 축으로 잡았다. 4·3의 다음 단계가 추모의 반복이 아니라 법과 제도, 역사 서술의 완결성에 있다는 점을 더 선명히 한 셈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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