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남의 집 앞에 오물·욕설테러…'보복대행' 범죄 기승
파이낸셜뉴스
2026.04.02 18:30
수정 : 2026.04.02 18:30기사원문
배달앱 외주 콜센터에 위장 취업
피해자 주소·전화번호 수시 확인
경찰 "전국에 여러 조직 활동 중"
의뢰를 받아 남의 집 현관문에 오물을 뿌리거나 벽에 욕설 낙서를 남기는 등 이른바 '보복 대행' 범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배달 플랫폼 외주업체에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고액 알바를 미끼로 실행범을 모집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시·도청 광역수사단에서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주거침입·재물손괴·협박 등 혐의를 받는 '위장 취업 상담사' A씨(40대)와 상사 B씨(30대)를 이날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1월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현관에 인분을 투척하고 래커칠과 욕설 낙서를 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수차례 테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전수조사 결과 보복 대행 범죄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조직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관내에서만 총 15건의 보복 대행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파악했다. 기존 언론 보도로 알려진 5건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평택, 수원, 안산, 화성 등 경기 남부 전역에서 유사한 범행이 반복됐다.
검거된 피의자 13명 대부분은 구속됐다. 이들은 "고액 알바 자리를 찾다가 가상자산이나 현금으로 60만~80만원을 주겠다는 상선의 말에 가담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상선들은 텔레그램으로만 접촉한 후 정작 돈을 줄 때가 되면 잠적하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에서도 악질적인 보복 대행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부산진경찰서는 30대 남성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19~24일 피해자들의 집과 사무실 현관에 페인트 테러를 가하고 비방 유인물을 뿌린 혐의를 받는다. 기장군에서도 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래커 스프레이로 욕설을 쓴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왜 이런 일을 겪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무차별적인 테러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날 경찰청 정례 간담회에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전국 13개 시·도경찰청에 접수된 신고는 총 53건이며, 실행위자 40명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천경찰서 수사팀과 각 시·도청 광역수사단을 통해 상선을 추적하며 보이스피싱 조직 연루 여부와 의뢰인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남부청 수사 결과, 플랫폼 정보를 이용한 조직 외에도 또 다른 보복 대행 조직이 여럿 활동 중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12일부터 시행된 이른바 '법왜곡죄'와 관련해 일선 수사 경찰 38명이 무더기로 고소·고발을 당하는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총 44건의 법왜곡죄 사건이 접수됐으며 법관이나 검찰에 대한 고발도 30명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법리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고발된 '법왜곡죄 1호' 사건에 대해서도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경찰은 부연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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