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조 손 들어준 노동위… 노봉법 후 첫 원청 사용자성 인정

파이낸셜뉴스       2026.04.02 21:34   수정 : 2026.04.02 21:34기사원문
교섭요구 사실 공고시정신청 4건
공기관 실질적 사용자 지위 인용
안전관리 외에 인력 배치도 인정
민간 건설·제조업까지 파장 확산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첫 판단이 노동계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공·민간을 가릴 것 없이 경영계의 고심이 더 커지게 됐다. 최소한 산업안전 분야에서의 교섭 의무를 피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노동위 판단은 인력배치와 관련해서도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 같은 파장은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 건설·제조업까지 미칠 가능성이 상당하다.

사용자성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사례가 줄을 잇는 가운데 향후 사용자성 판단의 첫 가늠자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하청 교섭, 공공부터 빗장 풀렸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일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원자력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관련 시정신청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심판위원회는 조사 결과 및 심문 등을 통해 확인한바 용역계약서 및 과업내용서 등에서 각 공공기관이 하청 근로자들의 안전관리 및 인력 배치 등에서 노조법상 실질적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했다.

충남지노위는 "원청인 공공기관이 절차적으로 신청인인 공공연대노조와 교섭, 즉 대화에 임하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노동위의 판단을 받은 해당 공기업은 교섭사실 공고, 타 노조 참여 신청 접수,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행법상 노동위의 판단부터는 법적 구속력이 생기기 때문에 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 노동위의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노동계의 주장처럼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노동위의 판단에 따라 해당 공기업 4곳은 노조법상 교섭요구 확정 절차 및 교섭대표노조 확정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위의 판단에 불복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재심, 이후 법원 소송까지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중노위 재심 및 법원 판단 때까지 종전 노동위의 판단 효력은 유지되기 때문에 경영계가 장기간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제조도 파장 전망

이번 판단으로 공기업·공공기관은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섭요구 압박이 거센 건설·제조업까지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교섭요구 사실 공고 관련 시정신청은 이미 100건을 넘어섰다. 이날 4건 외에도 수십건에 대한 판단이 향후 이어질 전망이다. 추후 노동위의 판단도 이날 판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실과 중노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교섭 관련 조정 신청은 총 267건이다. 이 중 교섭요구 공고 관련 시정신청은 104건이다. 교섭요구 공고 시정신청은 시행 첫 주차 5건에서 2주차 44건, 3주차 104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시정신청 대상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대형건설사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 등 일부 제조 대기업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는 등 법적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노동위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관련 건에 대해 시정신청일로부터 최장 20일 내 결정을 내려야 한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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