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호르무즈 무력개방' 결의 추진…중·러 반대에 수위조절

파이낸셜뉴스       2026.04.03 17:03   수정 : 2026.04.03 17:03기사원문
걸프 아랍국들 발의로 4일 표결…'무력 공격' 대신 '무력 방어'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오는 4일 호르무즈 해협봉쇄를 풀기 위해 '무력 방어'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목소리를 주도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미지수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보리는 토요일인 4일 호르무즈 항행 재개를 위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결의안은 해협 안전 확보를 원하는 걸프 아랍국들의 지지를 받아 안보리 의장국인 바레인이 작성했다.

결의안은 당초 3일 표결 예정이었지만 이날이 부활절 전날인 '성 금요일' 휴일이라는 이유로 하루 뒤인 4일로 연기됐다.

초안에는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자발적인 다국적 해군 협력 체제를 통해 해협 통행을 확보하고, 이를 차단·방해하거나 간섭하려는 시도에 대응해 '필요한 모든 방어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군사력을 동원한 연합체 구성을 촉구하며 결의안 채택을 위한 외교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거부권을 가진 다수 상임이사국이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문구에 반대하며 사실상 제동을 건 상태다. 비상임이사국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이사국 중 반대 목소리를 주도하는 쪽은 중국, 러시아, 프랑스다.

이에 따라 특히 결의안 초안에 있던 '무력 승인' 대신 최종안에는 '선박의 안전한 해협 통과를 보장하기 위한 방어 조치는 허용하지만 공격 조치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로 대체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바레인은 이러한 반대 의견을 토대로 초안의 수위를 대폭 완화해 최종안을 제출했다.

당초 바레인이 제출한 초안에는 각국이 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 오만만에서 항로를 확보하고 항해 방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었다. 유엔 문구에서 '필요한 모든 수단'은 통상 무력 사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최종안에는 공격적인 군사 행동을 허용하는 내용은 모두 삭제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대신 "필요한 모든 방어적 수단"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중국은 무력 승인이 추가적인 긴장 고조로 이어질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한국 국빈 방문 중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개방은 "비현실적"이라며 "막대한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해안 위협과 탄도미사일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세계 석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이란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며, 최근에는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공격을 받는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들은 해협 안전 확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UAE는 군사적 개입을 통해서라도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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