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못사도 예식은 성대하게"..결혼 '최대치'에 불붙은 고급웨딩 시장
파이낸셜뉴스
2026.04.06 07:00
수정 : 2026.04.06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 그랜드볼룸. 행사장에 들어서자 웨딩홀은 이미 '결혼식 당일'을 방불케 했다. 흰 꽃으로 채워진 공간은 봄이 먼저 내려앉은 듯 화사했고, 하늘에서 흩날리는 듯한 플라워 연출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위로 향했다. 예비 신혼부부들은 실제 예식을 치르듯 식장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조명 아래에서는 웨딩드레스 쇼가 이어졌고, 예비 신랑신부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드레스의 디테일을 유심히 살폈다. 웨딩드레스의 오묘한 색감과 풍성한 꽃 장식,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지며 호텔 웨딩 특유의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말 그대로 프리미엄 호텔 결혼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날 열린 웨딩 쇼케이스는 웨스틴조선서울이 2019년 이후 처음 선보이는 행사다. 'THE LIHUA(이화): 고귀한 연결'을 콘셉트로, 조선호텔이 110여년간 축적해온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웨딩의 정수를 구현했다.
행사의 핵심은 공간 전체를 하나의 서사처럼 구성한 연출이다. 입구에서 이어지는 곡선형 S자 버진로드를 따라 약 30m 길이의 꽃길이 펼쳐지고, 천장에는 약 2000개의 오얏꽃 장식이 설치돼 빛과 결합된 입체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오얏꽃은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결실과 지속'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버진로드의 플라워 연출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플라워 부티크 '격물공부'가 맡아 봄의 시작을 알리는 단정한 꽃 콘셉트로 구현했다.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신랑·신부의 동선과 시선에 맞춰 설계된 구조로, 실제 예식 경험을 극대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꽃 장식은 호텔 웨딩에 걸맞게 전 과정에서 맞춤형 연출이 가능하다. 버진로드는 물론 테이블 위 플라워 데코레이션까지 고객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꽃의 경우 해외에서 별도로 공수해 장식하는 것도 가능하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새롭게 공개한 신규 웨딩 콘셉트의 요소들을 적극 반영한 다채로운 연출을 선보일 계획이며 행사 이후에는 예비 고객을 위한 맞춤 상담도 진행한다.
웨스틴조선서울은 대형 연회 공간인 그랜드볼룸(200~400명 규모)과 소규모 웨딩이 가능한 라일락홀을 통해 맞춤형 웨딩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시그니처 콘셉트 '오로라(Aurora)' 연출과 도심 속 자연 경관을 결합한 공간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지연 수요의 본격 회복'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기간 위축됐던 웨딩 시장이 빠르게 살아나면서 고가·프리미엄 상품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혼인 건수는 24만건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하며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혼인은 2012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다 2023년 반등한 이후 3년 연속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호텔업계는 웨딩을 객실·연회와 연계된 핵심 수익원으로 재강화하는 분위기다. 대형 쇼케이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체험형·맞춤형 웨딩으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희종 웨스틴 조선 서울 총지배인은 "하이엔드 웨딩은 단순한 화려함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가치가 중요하다"며 "조선호텔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웨딩의 기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