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선하시다" 한 문장이 살린 美장교 구출 전말
파이낸셜뉴스
2026.04.06 11:09
수정 : 2026.04.06 11:19기사원문
F-15 격추 후 보낸 무전 메시지로 생존 여부 판단
초기엔 이란군 함정 가능성 의심
‘독실한 신자’ 확인되며 구조 작전 전환
정보 판단 하나가 작전 방향 바꾼 사례
현대전에서 인간 정보 중요성 부각
[파이낸셜뉴스] 이란 산악지대 한복판, 권총 한 자루를 쥔 채 홀로 버티던 미군 전투기 장교가 36시간의 사투 끝에 돌아왔다. 미군은 네이비실 최정예 부대와 드론·정보자산을 총동원해 적진 깊숙이 침투했고, 그 과정에서 허위 신호 의심부터 기만전, 공습까지 이어지는 초고난도 작전을 펼쳤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 영공에서 작전 중이던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 이란군의 대공 사격에 격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인터뷰에서 "이란군이 견착식 미사일로 F-15E라는 대어를 낚았다"며 "그들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격추 자체보다 이후 전개된 구조 작전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허위 신호 의심에서 시작된 생존 확인
고립된 장교는 탈출 직후 미군에 구조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미군 지휘부는 이를 곧바로 신뢰하지 않았다. 이란군이 장교를 생포한 뒤 구조부대를 유인하기 위해 허위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을 먼저 의심한 것이다.
전투기 조종석 아래에는 비상 탈출 시 함께 낙하하는 생존 키트가 장착돼 있다. 여기에는 위치를 알리는 비컨과 암호화된 통신 장비가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 신호 역시 적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해당 장교는 무전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이라는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이 표현이 현지 종교 문화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미군은 초기에는 이를 함정 신호로 판단했다. 실제 미 국방부 내부에서도 "이란 측이 의도적으로 조작한 메시지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확인된 실제 메시지는 "하나님은 선하시다"였고, 상황은 달라졌다. 미군은 이 장교가 독실한 신앙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생존 가능성을 확신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그를 아는 이들이 그의 신앙심을 증언하면서 판단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네이비실 투입…드론·정보전 결합된 구출
생존이 확인되자 미군은 즉각 대규모 구조 작전에 돌입했다. 네이비실 최정예 부대인 팀6(DEVGRU)를 포함한 특수부대 약 200명, 수십대의 군용기와 헬기, 그리고 사이버·우주·정보 자산이 총동원됐다. 팀6는 빈라덴 사살 작전을 수행한 팀으로 유명하다.
조종사는 낮 시간대 비교적 신속히 구조됐지만 장교 구출은 훨씬 복잡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병력 수백명이 이미 일대를 포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군은 적진 내부에 임시 기지를 구축한 뒤 야간 작전을 선택했다.
구조 과정에서는 MQ-9 리퍼 드론과 전투기가 투입돼 이란군 접근을 차단하는 공습을 먼저 진행했다. 이후 특수부대가 장교 위치로 접근하는 동안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군은 직접 충돌을 최소화하면서도 작전 성공에 필요한 화력을 집중적으로 운용했다.
이 장교는 산악지대 능선을 따라 이동하며 36시간 이상 추적을 피해 생존했고, 결국 특수부대와 접선해 탈출에 성공했다. 작전은 총 48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미군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출 작전에는 이스라엘군도 일부 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훌륭한 파트너였다"며 "형제와 같은 관계"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장교 위치 정보를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 상황 정보를 공유하고 접근 차단을 위한 공습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전은 허위 신호 의심에서 시작해 정보 확인, 특수부대 투입, 공중 지원, 동맹 협력까지 이어진 복합 작전으로 적진 깊숙한 곳에서도 인명을 회수하는 미군의 작전 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