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4번째' 나라살림 적자 104조...재정앵커 도입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4.06 14:36
수정 : 2026.04.06 17: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순 재정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0조원을 넘어섰다.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정부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재정준칙 법제화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재정 앵커’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정 앵커는 중장기 재정운용의 기준점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일정 수치를 엄격히 제한하는 재정준칙보다 유연한 방식이다.
정부는 재정 지표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단순 적자 규모보다 나랏빚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GDP 대비 비율’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지난해 2차 추경 기준 -4.2%, 2024년 결산 기준 -4.1%에서 지난해 -3%대로 낮아졌다.
국가채무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앙·지방정부를 합친 국가채무는 지난해 결산 기준 1304조5000억원으로 GDP 대비 49% 수준이다. 2024년 결산(46.0%)보다 0.3%p 늘었지만, 지난해 예산(49.1%)보다는 0.1%p 낮다. 예산 대비 재정수지와 채무 지표가 개선된 것은 실제 증가폭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의미다.
재경부는 수지 개선의 배경으로 초과 세수를 꼽았다. 반도체·자동차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가와 근로소득세 확대,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명목 GDP가 늘어난 점도 지표 개선에 작용했다. 지출 측면에서는 주택기금이 직접융자에서 은행 자금을 활용한 2차 보전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기금 지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황순관 재경부 국고실장은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 절대 규모에 대한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지난해는 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 위축과 미국발 통상환경 급변 등 대내외 충격이 겹친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지출을 줄이는 소극적 재정 운용보다 두 차례 추경을 통한 첨단 전략산업 지원과 내수 회복 투자 확대 등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화했다”며 “이는 성장 기반 확충과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을 위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3% 이내’ 재정준칙에 대해서는 현 경제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중동전쟁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재정 운용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통합재정수지 적자 3%, GDP 대비 국가채무 60%를 기준으로 하는 재정준칙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국회에는 재정준칙 법안이 계류 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과정에는 참여하겠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확정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IMF가 권고한 재정 앵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결산 기준 국가자산은 3584조원으로 전년보다 365조6000억원(11.4%) 증가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18.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금융자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자산은 2353조2000억원으로 345조5000억원(1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 관련 자산 증가분이 244조4000억원으로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연금 급여 지급액(49조7000억원)의 약 5년치 규모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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