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증거 남을 짓은 안 해"…형사 남편, 때리지만 않았지 폭언으로 깊은 상처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7:00   수정 : 2026.04.07 1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년간 남편에게 정서적 학대를 당한 여성이 이혼을 결심했다며 전문가들에게 법적 조언을 구했다.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강압적인 남편과 이혼을 결심했다는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 강압에 집나간 딸... 이혼 결심한 아내에게 "맨몸으로 나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이모 집에서 자라왔다는 A씨는 하루빨리 독립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서둘렀다고 한다.

그는 생애 첫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와 연애했고, 임신해 가정을 꾸렸다.

강력계 형사였던 남편은 연애할 때부터 말투가 강압적이었다고 한다.

A씨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달라질 줄 알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도 남편은 변하지 않았다"며 "저와 아이에게 사소한 일에도 소리를 지르고, 끊임없이 잔소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제야 알았다. 원래 성향 자체가 차갑고 폭력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래도 딸이 어른이 될 때까지만 버티자며 참고 또 참았다. 싸움이 나면 늘 제가 먼저 입을 다물었다"며 "남편은 심하게 욕을 하면서 제 몸에 상처가 남을 만한 행동은 피했고, 늘 '나는 증거 남을 짓은 안 한다'고 으름장을 놓곤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생이 된 딸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A씨에게 명품 지갑을 선물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A씨와 딸에게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고, 상처받은 딸은 친구와 살겠다며 집을 나갔다고 한다.

A씨는 "딸이 떠나고 나니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제 감정도 한꺼번에 터져버렸다"며 "평생 남편 눈치만 보며 숨죽여 살아온 시간. 친정이 없다고 무시당하고 시어머니에게 복종만 강요받던 지난 세월. 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나갈 거면 맨몸으로 나가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재산은 다 내가 번 거라 한 푼도 줄 수 없고, 갖고 있는 땅도 우리 집에서 준 거다. 법적으로 이혼 사유도 안 될 거라'고 했다"며 "저는 그동안 식당 아르바이트나 반찬 가게 일을 조금 했을 뿐이지 제대로 일을 한 적은 없다. 정말 이혼이 어려운 건지, 재산분할도 받을 수 없는 건지 너무 막막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폭언도 이혼 사유... 남편 공무원연금도 나눠 받을 수 있어"


해당 사연을 접한 임경미 변호사는 "직접적인 폭행 증거가 없더라도 오랜 기간 폭언과 억압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됐다면 이혼은 가능하다"며 "가사 조사를 통해서 입증이 될 수도 있지만 자녀의 진술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남편 명의 재산이라도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재산이라면 기여도가 인정돼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사연자는 남편과 법률혼 관계에 있으면서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했고, 꾸준히 경제활동도 병행한 사실과 재산에 대한 세금도 결국 원고와의 혼인 생활에 사용될 비용이 들어간 것이기에 위 재산의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무원연금은 추후 남편이 연금을 받게 되고 사연자도 연금 받을 나이에 이르게 되면 법에 따라 받을 수 있다"며 "이혼하게 된다면 이혼 당시의 남편 퇴직 금액을 조회하고 산정해 분할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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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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