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쟁범죄' 부담에 표적 수정...'이중용도' 시설 노려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5:33   수정 : 2026.04.07 16:47기사원문
美 국방부, 트럼프 최후통첩 관련해 폭격 목표 수정 민간-군용 '이중용도' 시설 타격해 '전쟁범죄' 논란 피할 듯 이중 용도 범위 두고 논란 불가피, 美에 역효과 우려 이란, 45일 휴전안 거부...'영구 종전' 외에 협상 불가 주장 전후 재건 지원 및 경제 제재 해제 요구 美의 민간 시설 타격시 '눈에는 눈' 보복 예정 사우디, UAE 등 친미 국가 교량 노릴 듯, 美 기업 데이터센터도 위험





[파이낸셜뉴스]이란이 '완전하고 영구적인 휴전'을 천명하며 파키스탄의 중재안을 거절한 가운데 미국의 이란의 에너지·교통시설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타격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경제적 기반시설을 정조준하면서 타격 대상을 확대할 태세이다. 다만 7일(미국 동부시간) 이후 이란 민간 시설을 공격한다고 밝힌 미국은 전쟁범죄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이중용도' 시설부터 타격할 예정이다.

이란도 미국이 공격을 강행하면 다리와 데이터센터 등 중동 내 민간 시설을 보복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전쟁범죄 논란에 '이중 용도' 시설 노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6일 미국 전쟁(국방)부의 작전 담당관들이 이란 내 폭격 목표를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연료와 전력을 공급하는 이란 에너지 시설 가운데 군대와 민간인이 함께 쓰는 이중용도 시설들을 폭격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겨냥한 의도적인 공격은 제네바 협정, 헤이그 협약, 뉘른베르크 원칙, 유엔 헌장을 포함한 여러 국제법을 어기는 범죄 행위다. 그러나 제네바 협약은 민간인의 생존 필수 시설을 고의로 공격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이중용도 시설에 대해서는 관련국의 재량을 인정한다. 이스라엘은 지난 4일 이란의 마흐샤르 석유화학 단지를 공습한 다음, 해당 시설이 정부 및 군대와 관련 있는 이중용도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부활절 행사에서 민간 시설 공격에 따른 전쟁범죄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진짜 전쟁범죄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육군 법무감 출신인 션 티몬스 변호사는 폴리티코에 미군이 "공격 승인 전에 법적인 검토를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범위 확대를 지적하고 민간 시설에 대한 무차별 폭격이 미국의 목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28일부터 이란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군의 중부사령부는 1일 발표에서 개전 이후 이란 내 최소 1만2300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폭격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공식 발표에서 군사시설을 노렸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7일 기한까지 미국의 종전 요구를 수용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열지 않는다면 이란의 모든 다리와 발전소를 파괴한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에 테헤란 근교의 'B1' 다리가 폭격당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휴전 거부한 이란...美 민간 시설 보복 예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을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6일 양측에 45일 동안 휴전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골자로 하는 휴전안을 전달했다. 이란은 같은 날 파키스탄에 10개 조항으로 구성된 답변서를 보내 휴전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란은 일시적인 휴전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자신들의 조건이 반영된 '완전하고 영구적인 종전'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답변서에서 △역내 군사적 충돌의 전면 중단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항행을 위한 새로운 절차 수립 △전후 재건 지원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 등을 요구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양측이 트럼프의 최후통첩 기한을 앞두고 협상 결렬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이 미국의 JD 밴스 부통령과 접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동시에 미국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과 접촉 중이다.

우선 이란은 트럼프의 민간 시설 공격에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란군 통합 지휘부 '하탐 알안비야'는 6일 성명에서 "만약 민간 목표물에 대한 공격이 되풀이된다면, 우리의 다음 단계 공격 작전과 보복 작전은 훨씬 더 파괴력이 크고 광범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5일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석유회사와 석유화학시설을 공격하고 "최근 적들이 마흐샤르 석유화학 단지, B1 교량 등 이란의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직접적인 응징"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이란 반관영 매체인 파르스통신은 2일 중동 내 잠재적인 민간시설 공격 목표를 공개했다. 목록에는 쿠웨이트와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주요 다리들이 포함됐다. 또한 IRGC는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인텔과 오라클, 애플, 구글 등 16개 미국 기업들의 중동 자산들을 공격한다고 예고했다.
이란은 이미 지난달 아마존의 UAE 데이터센터 2곳, 바레인의 데이터센터 1곳을 타격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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