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막히나…규제 당국 전방위 압박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5:58
수정 : 2026.04.07 15:58기사원문
美 OCC ‘간접 지급’ 규제 예고…국내 법안도 ‘이자 금지 명시’ 쟁점으로
[파이낸셜뉴스] 달러 등 통화 가치 연동 결제 수단으로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 ‘수익형 자산’으로 진화하면서 국내외 규제 당국이 ‘이자 지급 금지’ 규제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발행사를 넘어 유통사(플랫폼)를 통한 우회적 수익 배분까지 막는 규제안을 제시했다. 국내 역시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이자 지급 금지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7일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은 2024년 초 1% 안팎에서 2025년 중반 4.5%(약 11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스테이블코인 용도가 가상자산 매매를 넘어 기업 자금 운용과 실물 결제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 연동을 유지하면 이자를 제공하는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규제 당국은 이 같은 우회로를 금융 안정성 저해 요소로 보고 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 액트) 이행을 위한 규칙 제정 예고안을 통해 ‘간접 지급 추정 원칙’ 도입을 제안했다. 발행사가 계열사 등 제3자와 수익 공유 약정을 맺은 뒤 제3자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수익을 지급할 경우, 이를 발행사의 이자 지급 금지 위반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EU의 가상자산법(MiCA·미카)도 발행사와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자(CASP)가 관련 토큰에 대해 이자를 제공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보유 기간과 연동된 이자를 허용하지 않는다.
국내 입법 상황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발의한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 중 일부 개정안들도 이자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금지 주체를 발행인과 취급 사업자(거래소 등)로 이중 설정하고 ‘일체의 재산적 가치 지급’을 금지하는 광범위한 규제안을 담고 있다. 또 일부 법안은 ‘직접 지급’만 금지하고 있어 향후 플랫폼의 마케팅 리워드를 허용할지 여부가 제도 논의 과정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이 허용될 경우, 신용 창출 기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토큰화 예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큰화 예금은 현행법상 이자 지급이 가능하고 예금자 보호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향후 이자 지급이 금지된 스테이블코인 대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결제 수단으로 남을지 수익 상품으로 변모할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향후 규제 방향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와 전통 은행 간의 결제 인프라 주도권 싸움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USDC 발행사 서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레미 얼레어가 오는 13일 국내 금융 및 가상자산 거래소 등 크립토 기업을 만나기로 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협업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단계 입법 등 국내 법·제도가 미비한 가운데 USDC의 국내 활용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서비스 등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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