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7:48
수정 : 2026.04.07 18:06기사원문
서울권 분리로 독립 평가 길 열려
6월 신청… 제주대병원·제주한라병원 도전
연내 결론, 2027년 첫 진료 목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숙원으로 꼽아온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중대 분기점을 맞았다. 제6기(2027~2029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서 제주가 서울권에서 분리된 독립 진료권역으로 평가받게 되면서다. 6월 지정 신청 공고와 접수를 앞두고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모두 도전에 나설 예정이어서 올해 안에 제주 첫 상급종합병원 탄생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상급종합병원 진료권역을 기존 11개에서 14개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했다. 이에 따라 제주는 서울권과 분리된 제주권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제주 의료기관은 서울 대형병원과 같은 권역에서 경쟁해야 해 구조적으로 불리했다. 이번 권역 분리는 그런 약점을 상당 부분 덜어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희귀·난치 질환 치료와 교육·연구 기능을 함께 맡는 최상위급 병원이다. 다시 말해 동네의원이나 일반 종합병원이 보기 어려운 고난도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하는 병원이다.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생기면 도민이 서울 등 육지 대형병원으로 나가는 원정 진료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제주도민의 수도권 원정 진료 규모는 2024년 기준 14만5054명, 진료비는 2448억원으로 집계됐다. 항공비와 숙박비까지 더하면 연간 부담은 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준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제주대병원은 이미 제6기 상급종합병원 준비위원회(TF)를 꾸려 세부 기준 대응에 들어갔다. 상향된 평가기준을 맞추기 위한 관리 체계를 가동 중이다. 제주대병원은 655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전문 진료질환군 비율이 40.36%로 타 지역 국립대병원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에는 당일 항암센터를 개소했다. 고위험 산모·태아 집중치료실 설치도 추진 중이다.
제주한라병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맞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제주한라병원은 550병상에 제주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갖추고 있다. 최근 연세의료원과 ‘제주한라-세브란스 공동진료센터’를 출범시켜 암, 심뇌혈관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소아 중증질환 분야에서 진단부터 치료, 회복 이후 관리까지 실시간 협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닥터헬기를 활용한 응급 대응에 더해 지난해 10월 도입한 스마트병상을 운영 중이며, 로봇수술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주 안에서 중증환자를 더 촘촘히 치료하는 지역완결형 체계를 넓히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필요한 중증진료 역량과 연계 협력 체계를 끌어올리려는 행보다.
다만 지정이 곧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중심 진료 체계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존 2차 병원 이용 환자의 접근성 변화와 1·2차 의료기관 역할 조정도 함께 따져야 한다. 한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예약과 진료 의뢰 절차가 지금보다 더 엄격해질 수 있어 지역 의료전달체계 전반의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권역 분리는 출발선 정비에 가깝다. 제주가 서울권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 평가를 받게 된 것은 분명한 진전이지만 최종 지정 여부는 6월 신청 이후 병원별 준비 수준과 평가 결과가 좌우하게 된다. 올해 하반기 제주 의료계의 최대 현안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전으로 모아지는 이유다.
박천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권한대행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도민 건강권을 지키고 제주형 지역완결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데 꼭 필요하다”며 “도내 종합병원과 협력을 강화해 제6기 지정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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