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대어 잡자마자…'부부 공동명의' 서두른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8:08   수정 : 2026.04.07 18:20기사원문
로또청약 당첨 이후 증여 급증
작년 12월 서초구 증여 40%↑
고분양가에 증여 트렌드 변화
보유·양도세 등 절세에 유리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대어급' 사업장의 청약이 이뤄진 이후 해당 자치구의 증여 건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절세를 위해 청약에 당첨된 주택을 '부부간 공동명의'로 설정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혼자가 청약에 당첨된 후 부부간 공동명의를 택하는 현상이 하나의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기혼자가 청약에 당첨될 경우 대부분 공동명의를 설정하고 있다"며 "부부 공동명의는 이득밖에 없기에 당연한 선택지가 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연말 '30억 로또 청약'으로 분양 시장을 달군 서초구 반포 래미안트리니원 당첨자들도 배우자 증여를 통한 공동명의 설정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당첨자들이 전월세와 잔금 상담 등으로 연락이 오면 부부 공동명의를 신청하라고 권했다"며 "연초에 이미 설정을 마친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실제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단지의 청약 당첨자 계약일 직후 서초구에서 증여 목적의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건수가 늘었다. 계약 체결이 2025년 11월 22일~12월 4일에 진행됐는데, 12월 증여 건수는 204건으로 전년 동월(61건) 대비 234.4%, 전월(146건) 대비 39.7% 증가한 수준이다. 래미안트리니원은 총 2091가구 규모이며 일반분양은 506가구였다. 20년 만에 잠실에 공급되는 대단지 신축으로 이목을 끌은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 청약 이후에도 유사한 현상이 일어났다. 589가구를 일반분양 했으며 계약은 2024년 11월 12일~15일 이뤄졌는데 같은 해 11월(74건)과 12월(73건) 증여가 전후인 2024년 10월(45건), 2025년 1월(41건)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바로 옆 단지인 잠실르엘도 지난해 9월22일~23일 계약을 맺었는데, 7~8월(138건) 대비 9~10월(200건) 증여가 44.9%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각종 규제와 다주택자를 향한 압박이 강해지면서 자녀 증여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부부간 증여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공동명의로 주택을 취득하면 보유세는 물론, 처분 시 양도소득세 공제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단독 보유일 경우 공시가격 13억원의 아파트라면 종합부동산세를 조금이라도 내야 하지만, 공동명의면 6억5000만원씩 양분되기에 효과가 있다"며 "양도세 역시 낮은 세율의 의한 과세를 적용 받을 수 있으니 공동명의가 세 부담을 낮추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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