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만난 여야정, 민생 지키는 공동책임 다하라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8:11
수정 : 2026.04.07 18:11기사원문
이 대통령 "위기 때는 단합이 중요"
협의 정례화하고 대안 있는 소통을
장 대표는 민생에 정치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추경·환율·부동산·국정조사 문제를 거론했고, 정 대표는 전쟁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추경안 처리에 야당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여야정이 머리를 맞댄 것은 의미 있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중동전쟁 충격으로 한국 경제가 유가·물가·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3고(高) 압박'에 직면한 현실을 감안하면 시기가 늦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이번 회동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정례적 협의와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정치의 책임과 역할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 경제의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물가·소비·투자·수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심리 하락과 투자 불확실성 증가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 경제구조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대외 변수에 흔들리는 체질을 감안하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내외 악재가 겹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처럼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인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각종 정치 현안을 두고 대립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외 위기와 내부 갈등이 동시에 지속되면 시장은 정책 방향의 일관성을 의심하게 되고 투자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재정과 금융정책 대응의 타이밍이 늦어지면 물가 불안과 경기둔화가 겹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 위험도 커진다. 정치권은 정쟁이 길어질수록 경제의 부담이 커지는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지금 정치권에 요구되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대통령은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주요 경제 현안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협의 구조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여당은 수적 우위를 앞세운 일방통행식 행보를 자제하고, 야당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3고 압박이 현실화하는 지금, 대통령과 여야가 민생을 지키는 공동책임을 다할 때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회복될 것이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