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언제 어디까지 열릴까… 정유·석화 불확실성 여전

파이낸셜뉴스       2026.04.08 18:07   수정 : 2026.04.08 18:06기사원문
국내 산업계 일단 한숨 돌렸지만
2주 개방에 정상화 수준 불투명
이란의 통행료 부과 추진도 변수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원유와 나프타 등 핵심원료 수급불안과 가격 변동성이 이어지며 업계의 긴장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물류·통행료 변수로

8일 업계에 따르면 휴전 합의 직후 국제유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석유산업의 기초원료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역시 원유를 정제해 생산되는 만큼 유가 하락은 곧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물류 병목의 핵심이었던 호르무즈해협이 부분적으로나마 정상화될 경우 원유와 나프타 운송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장에서는 낙관론보다 신중론이 우세하다. 휴전 기간이 2주로 제한된 데다 실제 해협 통항이 언제, 어느 수준까지 정상화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변수에 따라 상황이 언제든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물류비 부담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이 미국 측에 제시한 종전 구상에는 이란과 오만이 해협 통과 선박에서 통행료를 징수해 재건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협이 열리더라도 비용구조는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물류 병목, 재고 소진, 유정 재가동 지연 등이 겹치며 공급 정상화까지는 최소 2~3개월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수급불안 여전…실적 변동성 확대

정유업계는 수급안정 기대와 동시에 실적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저가 재고를 활용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지만, 유가와 제품 가격이 안정화되면 고가에 들여온 원유가 원가에 반영되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가 재고 효과'가 사라진 뒤 '고가 재고 부담'이 본격화되는 역풍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가 하락 시 발생하는 재고평가손실까지 겹치면 실적 변동성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원료 수급불안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정유뿐 아니라 석유화학 업계도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동률 조정 등 비상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IS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55%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 업계는 '가격·수급·타이밍'이라는 세 가지 변수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당장 원료 확보가 쉽지 않아 가동률을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나프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종전 흐름이 뚜렷해질 경우 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어 지금 확보할지, 이후로 미룰지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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