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들 'K조선' 베팅… 슈퍼사이클에 몸값 뛴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8 18:13   수정 : 2026.04.08 19:44기사원문
HD한국조선, 해외 EB 발행
이자 0%에도 2조4천억 흥행
블랙록, 삼성重 지분 5% 확보
美 함정시장 진출로 성장가도



글로벌 자본시장 '큰 손'들의 K-조선 베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주식을 기초로 한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에 투자자 주문이 쏟아진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삼성중공업의 5%대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도래에 따라 K-조선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메가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 EB 발행 규모를 15억5000만 달러(약 2조 4000억원)로 확정했다. 교환 대상은 HD현대중공업 기명식 보통주 453만 주이며, 교환가액은 52만3125원으로 지난 3월 31일 종가 대비 할증률이 무려 12.5%에 달했다.

특히 이번 딜은 JP모간, UBS, HSBC 등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IB)들이 공동 주관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싱가포르에서 달러화로 발행된 만큼 투자자 구성도 글로벌 기관 중심이다. 표면이자율 0%, 만기 2031년 5월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쇄도한 것은 조선업 업황 개선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강한 확신을 증명한다. 발행 규모는 지난해 2월 발행한 6000억원 규모 EB의 약 4배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교환사채 발행 총액이 4조7789억원이었다는 점에서 단일 건으로도 파격적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또한 K-조선에 대한 투자를 공식화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블랙록은 삼성중공업 주식 4405만6088주(지분율 5.01%)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운용자산(AUM)이 14조달러를 돌파한 블랙록이 국내 조선 업종에서 지분을 대량 확보한 것은 업황 전환에 대한 명확한 신호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의 성장은 함정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최근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 등과 협력해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프로젝트의 개념 설계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향후 13척 이상의 건조가 예상되는 전략적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의 22%를 이미 조기 달성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한국 조선에 대한 구조적 재평가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선업은 이미 3.5년 치의 일감을 확보한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으며, 미국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조선 인프라 복원이라는 거대한 외부 환경의 변화까지 가세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K조선은 미국·유럽·일본 조선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으면서도 기술력과 수주 실적이 검증된 희소한 투자처"라며 "글로벌 '큰 손'의 움직임은 이 같은 구조적 재평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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