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하청 985곳 교섭요구… 車·반도체 등 압박 거세진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8 18:32
수정 : 2026.04.08 18:32기사원문
포스코, 기업 첫 사용자성 인정
민노총 2개 노조 분리교섭 가능
원·하청 구조 제조업체 초긴장
포스코가 문연 직고용도 후폭풍
"임금 등 노노갈등 심해질 수도"
사실상 '원·하청 질서 붕괴'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플랜트건설노조 등 복수의 포스코 하청노조가 원청 포스코와 각각 개별로 분리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결정도 함께 나오면서, 파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개별 하청 노조의 별도 교섭이 가능해지면서, 최소한 사용자성 판단에 있어 명확한 법적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게 재계 입장이다.
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으로 무려 985곳의 하청노조(조합원 14만3786명)가 원청 367곳을 상대로 교섭 요구를 했다.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교섭 관련 심판 사건은 273건(3일 기준)에 달했고,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도 65건(지난달 30일 기준)의 질의가 접수됐다.
하청노동자의 원청 교섭 요구가 빗발치는데 더해 이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포스코가 하청 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하청 노조의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청 노조에 대한 민간 기업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상급노조인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플랜트건설노조 등 복수의 포스코 하청노조가 원청 포스코와 각각 개별로 분리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결정도 함께 나와, 파장이 크다는 관측이다. 원청노조와 하청노조는 기본적으로 따로 원청과 교섭할 수 있지만 하청노조 간에서는 교섭창구 단일화가 원칙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이번 판단에 따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유사한 요구를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철강은 물론 자동차, 반도체 등 원·하청 구조를 가진 주요 제조 대기업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시행 이후, 약 한 달 간 자동차·조선·건설·철강 등 다수 협력사가 얽힌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청업체들의 교섭 요구가 속출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국GM, 한국타이어,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현대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제조 기업들은 이미 원청 노조와의 협상만으로도 노사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라며 "민간에서 하청 노조들까지 교섭테이블에 앉게 될 경우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에도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직고용, 제조업 전반 리스크 확대
직고용 문제 역시, 파장이 큰 상황이다. 포스코가 전날 판견법 문제에 대한 대응카드로, 전체 협력사 인력 1만여명 가운데 철강 생산과 직접 연관된 '조업 지원' 인력 약 7000명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전격 발표했지만, 산업계 전반에 걸쳐 후폭풍이 클 것이란 평가다.
업종과 기업에 따라 원·하청 구조가 다른 만큼 직고용 방식이 산업계 전반으로 퍼지기 어렵고,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운 작업인 만큼 인력 이동이 가시화될 경우 협력사간 구조 조정 등 걸림돌도 발생할 수 있어서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포스코의 직고용 결정은 오랜 불법파견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내부 사정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며 "비슷한 수준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다른 원청 사업장은 거의 없어 곧바로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임금 등 처우 문제로 인한 '노노 갈등'도 심화될 전망이다. 기존 정규직의 반발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사용자성 판단 기준은 법률로 정하기 어렵다면 시행령에 위임해 규정함으로써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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