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부동산 카르텔...방지법안 발의 의원실에 '전화 테러'

파이낸셜뉴스       2026.04.09 17:21   수정 : 2026.04.09 17:47기사원문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속도 붙을수록
중개 카르텔은 조직적 움직임 확대
법안 발의 의원실에 방문·전화 반복
정부도 서울 강남 중심 점검 강화



[파이낸셜뉴스] 특정 중개사들의 공동중개 배제 등을 금지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상정된 가운데 부동산 카르텔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 메일 주소를 공유하며 '법안 철회 의견을 내야한다'고 중개인들을 독려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법안 발의 의원실에 직접 항의 방문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값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부동산 카르텔들이 국회에까지 손을 뻗친 셈이다.

일상된 방문·메일·전화 테러..."괴로울 정도"

9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일 국토위 소속 A의원실에 해당 지역구에 거주하는 중개인 다수가 찾아왔다. 중앙회 간부 10명 내외로 구성된 이들은 A의원실에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의 부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에 함께 이름을 올린 B의원실도 같은 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지역 한 지회장으로부터 법안을 보완해야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지난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기남부회, 강원특별자치도회 등으로부터 받은 등기와 비슷한 내용이다. 이들은 의원실에 △개인의 업무 자율성 말살 △공동중개 분쟁 및 피해 증가 △대형 자본의 입장만을 대변한다는 등의 이유로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항의 의견을 전달했다.

'전화 테러'는 일상이 됐다. 국토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전화, 팩스, 이메일 등을 다수 받고 있다"며 "괴롭힘을 받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토로했다.

부동산 카르텔들은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에 담긴 '특정 중개대상물에 대한 중개를 제한하거나 다른 개업공인중개사등의 공동중개를 제한하여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문제로 삼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인중개사 업무 선택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문제는 법안 발의 당시 이미 국토부-공인중개사협회-한국프롭테크포럼 등 업계 전반에서 합의가 끝났다는 점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 지역을 비롯해 여러 곳에 부동산 카르텔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는 데도 이런 식의 테러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사실상 시간 낭비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역겹다" 중개업계 내부서도 강도 높은 비판

중개업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규 개업 중개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개인은 카르텔들의 조직적 행위를 두고 "역겹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이 법안 취지는 부동산 카르텔들의 담합을 잡겠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카르텔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본지 단독 보도 <'수천만원 가입비 받고 짬짜미'...서울 한복판에 판치는 '중개사 담합' 참고> 이후 정부의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앞서 반포 지역 공인중개사 카르텔을 한 차례 적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강남·서초 일대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대상으로도 합동 현장점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열고 관계기관 합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참석,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수사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기관 간 공조 방안을 점검했다. 김용수 부동산감독추진단장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공인중개사 간 담합은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위법행위"라며 "업무정지와 등록취소 등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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