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떨어지는 양도세, 그다음은
파이낸셜뉴스
2026.04.09 18:08
수정 : 2026.04.09 18:25기사원문
9·7 주택공급 확대방안,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 주택시장 관련 대책들이 휘몰아쳤지만 시장 한쪽에서는 오히려 올해 5월 9일 종료되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도세 중과 부활이 확정되면 집값과 매물이 유의미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였다.
그리고 지난 1월 말 대통령이 직접 중과 유예 중단을 거론하며 주택시장은 본격적인 양도세 장세에 접어들었다. 1월 23일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시물을 시작으로, 거듭해서 양도세 중과 시행을 확정하자 매물과 집값이 동시에 반응했다. 첫 발언이 나왔던 1월 23일 5만6219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21일 8만80건까지 불과 2개월여 만에 2만4000여개가 늘어났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에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쏟아졌고 가파르게 오르던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가 둔화됐다.
정부 당국자도 이 같은 세금부담 증가를 사전에 고지하며 힘을 보탰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될 경우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 시뮬레이션해 봤다'며 양도차익이 10억원일 경우 2주택자는 2.3배,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최대 2.7배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0억원에 산 아파트를 15년간 보유 후 20억원에 매도했다면 현재는 2억6000여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5월 10일 이후에는 2주택자의 경우 5억9000여만원, 3주택 이상은 6억8000여만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시세차익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양도세 중과 공포에 백기를 들던 시장에 3월 중순부터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상승폭이 낮아지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반등했고, 8만개가 넘던 매물의 숫자도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기준 0.05%까지 낮아졌던 서울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10%로 높아졌고, 아파트 매물은 7만6631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물은 대부분 나왔다는 분위기다. 시기적으로 봐도 팔기 위해 내놓은 매물은 대부분 거래가 됐거나 마무리 단계여야 한다. 양도세 중과 유예 데드라인인 5월 9일 이전에 계약을 체결하려면 먼저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만 보름 정도 걸린다. 정부도 이를 감안해 급하게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도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양도세 중과 효과는 '끝물'인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시장은 다시 학습효과를 떠올린다. 양도세 중과 예고에 매물이 늘어나며 시장이 잠시 안정되는 듯했다가 실제 시행 이후에는 가격이 올라가는 과거의 경험이다.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얘기가 있다. 대출규제를 시작으로 양도세 중과, 임대사업자 규제까지 예상 가능했던 카드는 나왔다. 보유세 역시 연장선상이라고 봐야 한다. 정부가 현재의 정책기조로 주택시장 안정을 꾀하려 한다면 시장이 예상치 못한 추가적인 카드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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