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절치부심… '국산 테이저건' 도입 한발 앞으로

파이낸셜뉴스       2026.04.09 18:28   수정 : 2026.04.09 21:08기사원문
안전성 검사 통과·최소 기준 충족
성능·정확도 검증 등 남아 있어
'국산 도입 확정' 의미는 아냐

기준 미달로 도입이 번번이 무산됐던 '한국형 전자충격기'의 현장 배치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업체가 개발한 전자충격기가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면서 입찰 참여를 위한 최소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전량 수입산에 의존해온 치안 현장에 국산 모델이 첫발을 내디딜지 주목된다.

9일 국가경찰위원회(국경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열린 제584회 회의에서 국산 전자충격기 안전성 검사 결과가 원안 의결됐다. 심의에는 국내 업체 A사가 기존 제품을 보완해 새로 개발한 'R3+' 모델의 평가 결과가 포함됐다. 현행법상 경찰의 주요 장비 도입은 국경위의 심의와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돼 있다.

이번 검사는 국산 전자충격기가 현장 도입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성 기준을 마침내 충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R3+는 전기출력 등을 평가하는 전기특성 부문에서 총포화약법과 국제표준(ANSI) 기준을 통과하며 효과성과 안전성 적합 판정을 받았다. 사격 성능 역시 현재 운용 중인 외산 장비와 비교해 정확도 및 분산도 측면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흔히 '테이저건'으로 불리는 전자충격기는 흉기 소지 강력범을 제압하는 핵심 위해성 경찰장비다. 지난 2004년 서울에서 범인을 검거하던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순직한 사건을 계기로 2005년부터 도입됐다.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높은 단가와 조준의 어려움 등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에 경찰청은 2015년 산업통상부와 협력해 국산화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A사는 한국인 체형에 맞고 1회 장전으로 3~4차례 연발이 가능한 'R3' 개발에 나섰으나 과정은 험난했다. 2020년부터 실시된 시범 제품 전수검사에서 90%에 가까운 불량률이 나왔고, 2023년 최종 납품검사에서도 성능 미달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등 도입 시도가 잇따라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선금 반환 분쟁과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 진통을 겪었으나, A사는 약 2년간 기존 제품을 보완한 R3+ 개발에 매진해 왔다. 구동 방식과 성능 전반을 개선한 끝에 앞선 낙제 사유들을 극복하면서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다. 이로써 A사는 올해 전자충격기 구매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격을 갖추게 됐다.

다만 실제 도입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안전성 검사 통과가 곧 도입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향후 진행될 공개경쟁 입찰에서 정확도, 분산도, 연발 성능, 유효 사거리, 현장 활용성 등을 기준으로 타사 제품과 치열한 성능 경쟁을 벌여야 한다. 경찰청은 통상 5~6월 입찰에 착수해 8월께 최종 기종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자충격기는 시민과 경찰의 안전에 직결되는 무기인 만큼 무엇보다 성능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요구되는 요소를 기준으로 작동 여부와 성능 등을 철저히 평가해 공정하게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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