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뱃길 막히고 유전 피격...석유 생산-수송 모두 위기
파이낸셜뉴스
2026.04.10 09:24
수정 : 2026.04.10 09:24기사원문
이란, 사우디 유전 및 에너지 관련 시설에 전방위 공습
최근 타격으로 사우디 원유 생산 능력 일평균 60만배럴 감소
가뜩이나 호르무즈 막혀 수송 어려운 상황에서 생산도 차질
이란, 9일 처음으로 호르무즈에서 非 이란 유조선 통과시켜
[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석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숙적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뿐만 아니라 원거리 타격으로 석유 생산 및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사우디 에너지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의 원유 생산 능력이 이란의 공격으로 일평균 약 60만 배럴 감소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우디의 핵심 원유 수출길인 동서 횡단 송유관의 수송량은 일평균 약 70만배럴 가까이 줄었다.
이밖에 주아이마 가스 처리 시설은 화재로 액화석유가스(LPG) 및 천연가스 액체 수출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에 이란을 공격하고, 이란이 사우디 등 중동 내 친미 국가를 겨냥해 보복 공격에 나선 이후 수백 발의 이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SPA 통신은 "사우디의 운영 및 비상 재고가 상당 부분 소진돼 향후 추가적인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메울 수 있는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생산 차질은 이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어려움을 겪는 사우디의 석유 수출을 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들만 선별적으로 통과시켰다. 이란은 지난 8일 미국과 2주일 휴전에 동의했으나 해협 통행을 여전히 제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은 9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석유를 실은 가봉 국적의 유조선 'MSG'호를 휴전 선언 이후 이란 국적이 아닌 유조선으로는 처음으로 통과시켰다.
서쪽으로 홍해, 동쪽으로 페르시아만에 접한 사우디는 지난 2024년 기준 세계 석유 수출 순위 1위로 일평균 600만배럴을 수출했다. 사우디는 송유관과 선박 등 여러 수단을 이용해 석유를 수출했으나 배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경로를 주로 이용했다. 핵심 유전지대가 동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정보분석업체 비주얼캐피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기준으로 유조선에 실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석유는 일평균 1422만배럴로 전 세계 해양 석유 수송량의 약 25%였다. 해협을 통과한 석유 중 가장 많은 37.2%(일평균 529만배럴)는 사우디에서 수출한 물량이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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