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기 무서운데"...유가는 도대체 언제 떨어질까
파이낸셜뉴스
2026.04.10 12:50
수정 : 2026.04.10 12: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의 휴전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는 줄어들고 있지만, 유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끝나도 고유가 상황은 당분간 유지될 거라고 전망했다.
급등세는 멈췄지만..."전체 수요의 10%가 공급 차질"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46달러(3.66%) 오른 배럴당 97.87달러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이후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멈추고 배럴당 90달러대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을 앞두고 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117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양국의 2주간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고점 대비 약 28% 급락하며 91달러선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휴전 이후에도 여러 잡음이 발생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척 남짓에 불과하지만, 해협 봉쇄가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현재 통행량은 평시의 5~10% 수준에 불과하며, 이로 인한 운송 차질 물량은 하루 1800만~1900만 배럴에 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록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대체 파이프라인을 가동하며 하루에 각각 470만배럴, 190만배럴 수준의 공급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체적인 공급 부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전략 비축유 방출과 제재 완화 등을 고려하더라도 실제 공급 차질은 1000만~1100만배럴 수준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물량은 글로벌 수요의 약 10% 수준"이라고 전했다.
"올해 말까지 고유가 지속될 수도" 경고
공급망의 실질적인 복구와 생산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유가의 즉각적인 안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전쟁 중단 이후 유전 재가동에는 소규모 유전의 경우 2~3주, 대형 유전은 4~5주의 시간이 필요하며 파손된 인프라 수리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홍성기 연구원은 "만약 2주 후 완전한 종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이 회복되는 데는 최소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유가가 다시 70달러대로 안정되는 데는 3~6개월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연구원 또한 "유가의 되돌림은 상승 폭보다 공급 정상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 공급 부족 해결에 통상 1~4개월이 소요됐다"라고 덧붙였다.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존재했다. 홍성기 연구원은 "종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유가가 단기적으로 85~90달러까지 급락한 뒤 3~6개월에 걸쳐 70달러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반해 전규연 연구원은 "당분간 이어질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해 배럴당 80~90달러 수준의 고유가가 지속될 수 있다"며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확실히 안정되는 시점을 올해 4·4분기 경으로 예상했다. 이는 홍 연구원이 제시한 3~6개월(올해 3분기 내외)보다 조금 더 보수적인 전망이다.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는 산유국의 생산 회복 속도,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기간, 미국 셰일기업들의 증산 속도가 꼽혔다. 홍 연구원은 석유 수출국 기구(OPEC)의 원유 생산 회복 속도와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기간에 주목했고, 전 연구원은 미국 셰일 기업들의 증산 속도에 무게를 실었다.
전 연구원은 "미국 셰일 기업들이 전쟁 이후 업황 기대감으로 생산을 점차 늘릴 가능성이 높으며, 브라질과 가이아나 등 비OPEC 국가들의 증산 기조가 공급 차질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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