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이 언급한 비정규직 문제, 진지한 논의 필요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4.10 15:10   수정 : 2026.04.10 15: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관해 언급했다.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규제적 제도에 관한 말이었다. 이 대통령은 "1년 11개월 만에 고용을 끝내버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불안정한 노동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불안정하면 덜 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정규직과 크게 차이가 나는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뜻에서 꺼낸 말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념이 아닌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도 했다. 종합하면 2년 고용 후 무기계약직으로 의무적으로 전환하도록 한 제도가 도리어 비정규직에게 불리한 결과로 나타나니 고쳐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규제를 만들면 회피하는 수단도 만들어진다. 비정규직 의무 고용이 바로 그런 것이다. 2년을 고용한 뒤 능력을 봐서 사실상의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기업이나 기관들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2년이 되기 직전에 계약을 종료하는 것으로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제도 시행 후 20년이 지났지만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어났다. 비정규직을 보호하려는 취지의 제도가 역효과를 낸 것이다. 규제의 역설과도 같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한번 고용하면 정년까지 거의 해고가 불가능한 우리나라 노동의 경직성이다. 경직된 고용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는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 이상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고용을 정규직화하도록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비정규직은 일종의 유연한 고용 형태다. 기업이 원하는 방향일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38% 정도다. 역대 2위 규모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208만 8000원, 정규직은 389만 6000원으로 비정규직이 무려 181만원이나 적다.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은 경직된 노동 구조라는 제도적 문제와 개혁을 거부하는 노조 때문이다. 강성 노조는 거의 대부분 정규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비정규직을 위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민노총 등 노조 단체들이 겉으로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듯해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노노 갈등이 생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려면 먼저 고용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 물론 노동단체들은 거부할 것이다. 이 대통령이 말한 실용주의는 노조가 함께 고민하고 양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일 게다. 차라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의무를 없애고 임금을 올려주는 것이 비정규직에겐 더 나을 수 있다.


외국에서도 정년을 보장하지 않는 대신 높은 보수를 주는 제도가 있다고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정규직 전환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숙련된 노동자를 2년도 안 돼 내보내는 것도 인력 손실일 수 있다. 차제에 노사정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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