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무서워서 지하철 타요"…대중교통 이용객 확 늘었다
뉴스1
2026.04.12 08:15
수정 : 2026.04.12 08:15기사원문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주유비 부담이 커지자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선택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는 물론 주말 이용객까지 증가하면서 도로 위 자동차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10일 오후 6시쯤 광주 도시철도 1호선 상무역 방향 열차 안. 퇴근길 승객들로 객차 내부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
손잡이를 잡은 채 몸을 밀착한 승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좌석 앞에는 내릴 준비를 하는 사람들과 새로 타려는 승객들이 뒤섞여 혼잡이 이어졌다.
광주 지하철은 타 지역보다 이용객이 적어 평소 이 시간대에도 여유가 있었지만, 이날만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승객이 몰렸다.
일부 승객은 다음 열차를 기다리겠다며 승강장에 남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열차 안에서 만난 서대성 씨(30)는 "기름값이 무서워서 차 타고 다니기 힘들다"며 "기름을 넣어도 많이 안 차고 같은 값을 넣어도 더 자주 주유하게 돼 부담이 커서 지하철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
지인인 박규창 씨(31)는 "몇 년만에 처음으로 자동차 ECO모드를 켜고 저렴하다는 주유소를 찾아서 주유하기도 했지만 몇 주째 기름값이 내려오질 않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며 "주말 나들이도 지하철이나 버스로 갈 수 있는 곳으로만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수년째 출퇴근하고 있는 50대 박모 씨는 "요즘 출퇴근 지하철 이용객이 상당히 늘어났음을 체감한다"며 "고유가에 부담이 커지니 대중교통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날인 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보훈병원 앞 버스정류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버스 정류장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도착한 버스는 금세 만원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
이곳에서 만난 한가희 씨(30·여)도 이용객이 늘었음을 확연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씨는 "매일 27번 버스를 타고 덕산아파트까지 출퇴근을 하는데 원래도 말바우시장이 껴있고 노선에 학교들이 많아 사람이 많은 노선이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녔다"면서 "앉아가던 시간대나 주말에도 지난 일주일간은 서서가기 일쑤였다. 직장인들이 특히 많이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교통공사에 따르면 고유가로 유류비 부담이 커진 만큼 시민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비율이 최근 크게 늘어났다.
도시철도 1호선의 최근 3개월간 일평균 수송인원은 올해 1월 하루 4만 6640명에서 2월 4만 6306명으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다가 지난달 5만 1861명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3년간 동월의 수송인원을 들여다 봐도 2024년 3월이 4만 7669명, 2025년 3월 4만 8716명으로 올해(5만 1861명)와 비교하면 대폭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시내버스 이용객도 동반 증가했다. 광주시 대중교통과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본격적인 유가 상승 전인 지난 2월 마지막 주(23~27일) 평일 5일간의 버스 이용객은 31만 1854명이었다.
그러나 하락세를 보이던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이란 사태 장기화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던 지난달 23~27일 버스 이용객을 살피면 하루 평균 35만 5892명으로 나타났다.
광주교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자가용 이용 부담이 커지면서 대중교통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가 이전보다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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