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성 의심받는 수사기관들..."법조인 직업 윤리 지켜야"
파이낸셜뉴스
2026.04.12 13:33
수정 : 2026.04.12 13:33기사원문
정경유착 합수본, 돌연 여권 지방선거 후보 수사 종경
2차종합특검팀, 정치 유튜브 채널 출연
[파이낸셜뉴스] 시민의 인신까지 구속하는 권한을 지닌 수사기관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고 있다. 검·경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았던 6·3 지방선거의 여당 후보에 대한 수사 종결을 후보 확정 직후 돌연 결정·발표했고, 수사의 공정성을 의식해야 할 2차종합특별검사팀(권창영 특검)은 강성 친여권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면서다. 정치 성향이 아닌 법률에 기반해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법조인의 직업 윤리를 강조하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경유착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지난 10일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기소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합수본의 경찰팀이 지난 3일 전 의원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했고, 합수본의 검찰팀이 공소시효가 지났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기록을 경찰팀에 반환하면서 수사를 종결했기 때문이다.
합수본은 금품 전달 시점과 장소를 '2018년 8월 21일 천정궁'으로 특정했다.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 정원주씨 등을 압수수색해 정씨가 2018년 2월 785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를 샀고, 전 의원의 지인이 2019년 7월 이 시계를 수리 맡긴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수사상 고려 대상이 됐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뇌물죄의 경우 수수액이 3000만원 미만이면 7년, 3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10년, 1억원 이상이면 15년이 적용된다. 합수본은 전 의원이 받은 시계와 현금의 합계가 3000만원 미만이라고 판단해 공소시효 7년을 적용했고,. 이 기준에 따르면 기소 가능 시한은 2025년 8월까지로 수사 시점은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황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금품 전달 내용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고, 금액을 특정할 다른 근거가 없다"며 "제공된 금품이 3000만원 이상이라고 보기 어려워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현금 수수 역시 윤 전 본부장의 진술 외에는 입증할 뚜렷한 물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문제는 합수본의 수사 종결을 결정·발표한 시점이 지난 10일이란 점이다. 이는 전 의원이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로 결정된 다음날이다. 박서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후보 확정 딱 하루 만에 배달된 '맞춤형 면죄부'"라며 "이재명 정권에 법이란 정적 제거용 칼이자 내 식구의 죄를 덮는 방패일 뿐임을 자인한 꼴"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종합특검팀도 일고 있다. 김지미 특검보가 정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소속 방송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이 수사기간 중 공식 브리핑 외에 특정 매체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3대 특검팀(내란특검팀·김건희특검팀·채상병특검팀)은 수사기간 종료 이전까지 공식 브리핑을 제외한 어떠한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제아무리 특검팀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출범한 조직이라고 하지만, 종합특검팀이 특정 정치세력의 팬덤이라고 할 수 있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수사상황을 설명하고 특검팀의 수사 방향성 등을 설명하는 것이 도를 넘는 행동"이라며 "중립성 논란을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인의 직업 윤리를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수도권 유명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중진 교수는 "판사는 판결문으로써 검사는 공소장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법조인의 직업 윤리"라며 "수사기관이 일을 하다보면 억울한 일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소장 등 법학의 언어로써 해명하는 것이 아닌, 유튜브 채널에 나가 해소하는 것은 법조인의 직업 윤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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