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주말 내내 이스라엘과 SNS 공방…외교부도 "의도 왜곡 유감"

파이낸셜뉴스       2026.04.12 15:35   수정 : 2026.04.12 15:35기사원문
인권 메시지에 이스라엘 반발, 정부는 "의도 잘못 이해"
일각선 호르무즈 걸려있는 이란 염두 해석도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주말 동안 이스라엘의 전시 행위와 관련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잇달아 올리며 사실상 이스라엘 측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 이스라엘 외교부가 이 대통령 발언을 정면 반박하자 우리 외교부도 즉각 유감을 표하며 대통령 글의 취지는 특정 사안이 아니라 보편적 인권에 대한 신념이었다고 맞받았다.

12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군(IDF)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적으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게시글을 추가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제인도법은 준수돼야 하며, 인간의 존엄성 역시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영상에 대해 "2024년 9월 발생한 실제 상황"이라며 "미국 백악관이 매우 충격적이라고 평가했고, 존 커비 등 미 당국자도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언급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 다행이라면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었다는 점이지만, 시신이라도 이와 같은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어떤 이유에서든 어디에서든 인권은 최후의 보루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스라엘 측이 이 대통령 발언에 반발하자 이 대통령은 11일 다시 글을 올려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한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아무 잘못 없는 우리 국민들께서 뜬금없이 겪고 있는 이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지켜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고 적었다. 이어 "보편적 인권과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봐야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11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이스라엘 외교부 반응에 유감을 표했다. 외교부는 "우리는 이스라엘 외교부가 대통령께서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이 아닌 보편적 인권에 대한 신념을 표명한 글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이를 반박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이 지적한 테러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폭력과 반인권적 행태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인도법과 인권은 예외 없이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홀로코스트로 인해 이스라엘이 겪은 형언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해 늘 마음을 함께 하고 있으며, 다시 한번 홀로코스트 피해자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대통령의 인권 메시지, 이스라엘 측의 반발, 외교부의 유감 표명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주말 내내 한-이스라엘 간 외교적 긴장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추가 메시지를 내고 외교부까지 방어에 나서면서 청와대와 외교당국이 공동 대응하는 사안으로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원들과 선박의 안전한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메시지 역시 이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정면으로 겨누기보다는 국제법과 보편적 인권 문제를 앞세워 대미 부담은 줄이고 이란에는 한국 정부의 문제의식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려 했다는 시각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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