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조 손 들어주는 노동위, 교섭의제 판단기준 '들쑥날쑥'

파이낸셜뉴스       2026.04.12 18:28   수정 : 2026.04.12 20:10기사원문
교셥단위 분리 19건 중 13건 인정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후 사용자성과 관련된 노동위원회의 판정은 대부분 하청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개정법 시행 한 달이 지나는 동안 하청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한 판단은 한 건에 불과했다.

경영계는 사실상 정부가 '원·하청 간 교섭'을 '뉴노멀'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이 폭넓게 인정되는 추이 속에 원·하청 간 교섭의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12일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한달 차인 지난 10일까지 노동위가 하청근로자에 대한 원청사업장의 사용자성을 부정한 판단은 한 건뿐이다. 나머지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에 대해선 모두 하청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현재 노동위의 심의절차가 진행 중인 50여건에 대해서도 향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원·하청 교섭의 또 다른 쟁점 중 하나인 교섭단위 분리와 관련해서도 노동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비중이 높다. 노동위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 19건 중 13건에 대해 교섭분리를 인정했고, 나머지 6건의 신청에 대해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노동위는 하청노조 간 이해관계·갈등 가능성, 고용형태 유사성, 업종의 성격 등을 기준으로 분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다만 교섭단위 분리가 기각된 경우에도 원청의 사용자성은 인정했다. 원청 대상 하청노조의 교섭요구권을 매우 폭넓게 인정하는 추이라고 해석되는 지점이다.

노동부는 당국이 세운 지침에 따라 노동위가 사용자성 및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위의 판단이 법 시행 초기 단계에서 모호하고, 심판위원회별로 상이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컨대 지난 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회는 국민은행, KB카드,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한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에서 각 금융사의 '감정노동자 보호 조치 개선' 분야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위가 사용자성을 넓게 인정하는 기조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된 흐름"이라면서도 "문제는 어떤 교섭 요구사항까지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인지 그 판단 기준이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섭단위 분리까지 맞물리면 동일한 사안을 두고 노조별로 이중·삼중 교섭을 반복하는 비효율이 생기고, 이는 노사관계 안정화라는 본래 취지와도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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