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지원 한계 다다른 日… 노동+교육 ‘정책 믹스’로 대응

파이낸셜뉴스       2026.04.12 18:30   수정 : 2026.04.12 18:30기사원문
日 저출산 민간협의체 정책 제안
"인구문제, 국가 차원 과제 아닌
개인 삶과 직결된 문제 인식필요"
청년층 고용 등 생애 전반 지원
AI·디지털 활용 생산성 높여야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한국과 일본 산업계가 '한일 저출산 대책 교류위원회'를 통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선 배경에는 저출산이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경제규모 축소, 노동력 부족,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경험하며 파급효과를 체감해 왔다. 출생아 수는 2024년 기준 68만6061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역시 1.15명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위기의식에 일본은 지난 30여년간 저출산 대책을 추진해왔다. 1990년 '1·57 쇼크'를 계기로 도입된 '엔젤 플랜'은 보육 서비스 확충과 육아휴직제도 도입, 육아비용 경감 등 출산·양육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후 2000년대에는 아동수당 확대와 '대기 아동 제로' 정책, 육아휴직 급여 인상 등을 통해 제도를 보완했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노동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그러나 단편적 지원정책만으로는 저출산 흐름을 반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14년 이후 정책 방향을 '저출산 대응'에서 '국가 인구 전략'으로 전환했다. 50년 후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고 출산율을 1.8명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지방소멸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방창생 정책'도 병행했다.

최근에는 한층 더 강도 높은 정책이 등장했다. 2023년 발표된 '아동 미래 전략'은 약 3조6000억엔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아동수당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하고 다자녀가구 대학 등록금 무상화, 남성 육아휴직 급여 실질 100% 보전, 유연근무 확대 등을 포함했다. 사회구조 자체를 '육아 친화형'으로 바꾸겠다는 시도다.

그럼에도 일본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여전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27일 출범한 민간 주도의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인구문제백서를 통해 정부에 보다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이 제시한 핵심은 정책 재구성이다. 저출산 문제를 노동·주거·교육·지역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정책 연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구 문제를 국가 차원의 과제가 아니라 개인의 삶과 직결된 자기 문제로 인식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를 위한 5가지 방향이 제시됐다. 우선 저출산 대책을 새로운 단계로 전환해 청년층의 고용안정, 임금, 주거 문제까지 포함한 생애 전반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여성과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대가 함께 부담하는 사회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도쿄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지역 산업 클러스터와 생활권 재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추진방식 역시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 맞춤형 데이터 기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짚었다.

sjmary@fnnews.com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