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피 나고 눈 밑엔 다크서클"…이수지의 패러디에 교사들은 울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4.13 05:20   수정 : 2026.04.13 15: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선생님, 우리 아이가 (MBTI) 'INFJ'니까 E인 친구들과 반을 분리해 주세요."

"우리 아이 피부가 예민하니 뒤처리할 때 얇은 싸구려 말고 유칼립투스 티슈로 바꿔주세요."

코미디언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의 고충을 패러디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화제다. 현직 유치원 교사들은 영상 속 내용들이 과장이 아닌 '순화버전'이라며 열악한 근무 환경을 알린 내용에 공감했다.

지난 2월 독감으로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일하다 숨진 20대 유치원 교사의 사망 사건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공개된 '유치원 교사 이민지씨의 끝나지 않는 24시간-휴먼다큐 진짜 극한직업'은 유치원 교사의 고된 하루를 보여줬다.

고된 노동에 지치는 교사들




영상 속 교사는 새벽·야간 돌봄을 모두 떠맡으면서 새벽 4시에 출근해 밤 10시 퇴근할 때까지 장시간 노동을 이어간다.

긴 노동 시간도 문제지만, 학부모들을 응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기 아이의 성향에 따라 반을 나눠달라거나 특정 물티슈를 사용해 달라는 무리한 요청을 스스럼없이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사에게 사생활을 넘나드는 수위 높은 질문을 하는가 하면 외모 비하도 거침없이 한다.

이 같은 상황을 영상에선 교사의 귀에서 피가 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업무는 퇴근 후에도 계속된다. '키즈노트'에 올릴 사진 촬영과 편집, 알림장 작성까지 한다. 교사의 눈 밑엔 다크서클이 짙게 자리 잡았다.

영상이 허구가 아니라는 건 통계로도 확인된다.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에 사립 유치원 교사의 절반 가까이가 2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났다.

유치원 정보 공시 사이트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사립 유치원 교사 2만5954명 가운데 근속 1년 미만 교사가 29.2%나 됐다. 1년 이상~2년 미만은 17.9%였다. 근속 기간이 2년 미만인 교사가 47.1%나 되는 셈이다.

교사들 "웃으며 보다가 울었다"




영상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12일 현재 413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2만개가 넘는 댓글들이 달렸다.

무엇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가슴 절절한 댓글들이 눈길을 끌었다.

"교사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줘 고맙다"는 반응부터 "20년차 교사다. 처음에는 웃다가 5분 지나고부터 울었다", "선생님들은 이 영상에 웃지 못하고 울고 있다", "이건 과장이 아니라 순화버전, 현실이 더하다" 등의 글을 올렸다.

한 교사는 "지난 2월 퇴사한 고등학교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공황장애로 시달리고 있다.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영상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적기도 했다.

최근 경기 부천의 한 사립 유치원 교사가 독감을 앓으면서도 계속 업무를 하다가 사망한 사건을 소환하기도 했다.


"독감인데 하루도 못 쉬고 야근까지 하다가 죽은 유치원 교사가 떠올랐다. 이렇게 풍자해 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얼마 전 40도 고열에도 출근하고 돌아가신 유치원 교사 생각났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수지님이 쏘아올린 이 작은 공이 우리 나라 보육 현장의 적나라함을 보여주고 개선될 부분은 제대로 파헤쳐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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