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휴전하는 동안 걸프국 한국산 무기 등으로 재무장 '올인'

파이낸셜뉴스       2026.04.13 05:54   수정 : 2026.04.13 05: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6주간 이어진 치열한 공습으로 방공 미사일 재고가 바닥난 중동 국가들이 필사적인 재무장 경쟁에 돌입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위태로운 휴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의 걸프 국가들이 한국산 미사일 방어 체계와 우크라이나식 드론 대응 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한국의 한화와 LIG넥스원 측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인 M-SAM(천궁)의 주문 물량을 앞당겨 인도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M-SAM은 드론, 미사일, 항공기를 모두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미 UAE가 이란발 무기를 격추하는 데 실전 활용하며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사우디는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생산국인 일본에도 접촉하는 등 공급처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이처럼 다급해진 이유는 미국산만 믿고 기다리기엔 정세가 너무 불안하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UAE, 쿠웨이트, 요르단 등에 230억달러(약 34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지만, 실제 인도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최근 스위스는 인도 지연을 이유로 주문 취소까지 검토 중인 상황이다.

전통적인 미사일 방어 체계 외에도 창의적인 대안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이란제 샤헤드와 같은 저가형 자폭 드론의 파상공세를 막기 위해 가성비 좋은 방어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국방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카타르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요격 훈련장을 방문했으며, 현지 업체로부터 요격용 드론과 전자전 장비 도입을 타진 중이다.

지난주 영국 정부는 자국의 스타트업 '케임브리지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저비용 소형 미사일을 걸프 국가들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시온(RTX)의 '팰런스(Phalanx)' 개틀링 건에 대한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트럭에 장착 가능한 기관총 기반 무기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드론을 잡는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증명됐다.

저널은 지난달 영국 버킹엄 궁 인근 군사 기지에서 열린 걸프국 관리들과 방산 업체 간의 회의 분위기는 절박했다고 전했다.

루크 폴라드 영국 국방차관은 업체 관계자들에게 "30일, 60일, 90일 이내에 즉시 납품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방산업계의 생산 능력이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에이드리엔 라비에는 "신규 설비 투자가 시작됐으나 현재의 수요 강도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기존 '미국 일변도'의 무기 체계에서 벗어나 얼마나 빨리 실전 배치가 가능한 대안을 확보하느냐가 중동 안보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검증된 성능과 상대적으로 빠른 인도 능력을 갖춘 한국 방산 기업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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