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정권 교체 이끌어낸 페테르 마자르는 어떠한 사람인가?

파이낸셜뉴스       2026.04.13 07:11   수정 : 2026.04.13 0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헝가리 정계의 '이단아' 페테르 마자르가 이끄는 야당 티사(Tisza)당이 12일(현지시간) 열린 총선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집권 여당 피데스(Fidesz)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써 16년간 지속된 오르반의 장기 집권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됐다.

유럽의회 의원이자 법학도 출신인 마자르 대표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오르반 정권의 핵심 내부 인사였다.

그는 피데스 당원으로 20년 넘게 활동하며 브뤼셀 주재 외교관과 정부 산하 기관의 요직을 거쳤다.

그의 정치적 운명은 2024년 헝가리를 뒤흔든 '아동 성학대 은폐범 사면 스캔들'로 급변했다. 정부의 부패와 비도덕성에 환멸을 느낀 그는 오르반 총리와 절교를 선언하고 신생 정당인 티사당을 창당했다. 지난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3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예고된 돌풍은 이번 총선에서 마침내 정권 교체라는 결실을 보았다.

현재 66%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티사당은 전체 199석 중 13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개헌이 가능한 '3분의 2' 이상의 압도적인 의석수다.

마자르의 승리 요인으로는 ▲만연한 정부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 ▲유럽연합(EU) 지원금 동결로 인한 경제 침체 ▲열악한 의료 시스템 등 민생 문제 집중 등이 꼽힌다. 그는 특히 오르반 총리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동결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EU 발전 기금을 되찾기 위해 EU와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마자르 대표는 과거 오르반의 상대들이 실패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영리한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성소수자(LGBTQ) 권리 등 진보적 이슈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며 보수적 색채를 유지했다.

또한 오르반의 '친러시아' 행보를 비판하면서도, 과거 러시아(구소련)가 헝가리를 탄압했던 역사를 강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총선 당시 야당 후보였던 페테르 마르키저이가 '전쟁광' 프레임에 갇혀 참패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마자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오르반의 권위주의적 외교 정책을 효과적으로 공격했다.


'유럽의 문제아'로 불리며 EU와 사사건건 충돌했던 오르반 총리의 퇴진은 유럽 연합 전체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헝가리 유권자들은 경제적 실익보다 '불통의 권위주의'를 선택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유럽 공동체로의 복귀와 상식적인 통치를 선택했다.

승리가 확실시되자 마자르 대표는 "오늘 헝가리 국민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을 선택했다"며 "새로운 헝가리는 더 이상 부패한 독재자의 사유물이 아닌, 모든 국민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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