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계, 이란전쟁 장기화에 불만 증폭, 트럼프 귀에 닿을까?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3:08
수정 : 2026.04.13 13:15기사원문
美 에너지 및 농업, 금융 모두 이란전쟁 장기화에 우려
트럼프 정부 각료들에게 호르무즈 사태 심각성 전달
미국 물가상승률, 휘발유 가격 각각 2년, 4년 만에 최고
주요 실무진, 트럼프에게 전쟁에 따른 경제 악영향 설명
트럼프 측근, 1개월 안에 전쟁 끝내면 유가 정상화 예상
[파이낸셜뉴스] 이란전쟁이 한 달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재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의 실무진들은 기업인들의 불만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알려졌으나 트럼프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에너지·농업·금융 모두 불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이란전쟁 장기화에 대한 기업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라이트와 버검은 지난달 23~27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라위크'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에너지 CEO들과 만나 호르무즈해협 위기가 몇 주일 안에 끝난다고 주장했다. WSJ는 일부 CEO들이 당시 비공개 자리에서 트럼프 정부의 낙관적인 메시지에 불만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CEO들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CEO는 세라위크 행사에서 금융 시장이 석유 공급 제약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난 6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현재 심각한 석유 및 상품 가격 충격은 국제 공급망 재편과 더불어 지속적인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금리 인상을 유도할 수 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의 예측은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 10일 공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24년 5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31일에 갤런(3.78L)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한창이던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트럼프와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인 농업인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많다. WSJ는 세계적으로 질소 비료의 원료인 요소의 약 절반, 암모니아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운송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케일럽 레글랜드 미국대두협회 회장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농민들에 비상 상황이며 공급이 재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보좌진과 연락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 되어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장관은 최근 농업 관련 로비스트들에게 해협 봉쇄에 따른 비료 가격 상승 문제를 트럼프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실무진, 트럼프에게 경제 여파 설명
트럼프의 측근 실무진들도 경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12일 WSJ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트럼프에게 전쟁 지속에 따른 시장 반응,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베선트는 미국 경제가 이란전쟁이 8~12주일 동안 이어질 경우 잠재적인 휘발유 가격 상승에 얼마나 취약한 지, 재무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 논의했다. 베선트는 트럼프에게 아시아와 유럽이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발표에서 유가 안정을 위해 제재 대상이었던 이란 석유 중 이미 선적된 분량에 대해 부분적으로 제재를 풀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백악관의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트럼프에게 이란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스티븐 무어 수석 방문 연구원은 지난달 백악관과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1기 정부부터 트럼프의 핵심 경제 참모로 활동한 무어는 만약 미국이 개전 이후 1개월 안에 이란에서 철수하고, 호르무즈해협이 열릴 경우 유가가 다시 배럴당 70달러 근방으로 내려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유가는 13일 트럼프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소식에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번 WSJ 보도에 대해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혼란에 불과하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예전부터 혼란을 경감시키기 위해 민간 영역과 부지런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 정부의 종전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12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국 워싱턴DC의 휘발유 가격을 보여주는 지도를 올렸다. 그는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관련해 "현재 가격을 즐기라"며 "이른바 '봉쇄'로 인해 곧 (갤런당) 4∼5달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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