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영수증 하나씩…77번 보험금 탄 비법은?

파이낸셜뉴스       2026.04.16 07:00   수정 : 2026.04.16 07:00기사원문
'그림판'으로 날짜·영수증번호 조작해 서류 꾸며
法 "사문서위조·보험사기 모두 인정"



[파이낸셜뉴스] 서울 용산구의 한 주거지. A씨(53·여)는 컴퓨터를 켜고 '그림판'을 열었다. 실제 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화면 위에는 병원 영수증 양식이 띄워져 있었다. 날짜와 영수증 번호, 수납 시간까지 하나씩 입력하자 진짜처럼 보이는 서류가 완성됐다.

A씨는 2023년 7월 한 한의원 명의의 진료비 납입 내역서를 위조한 뒤 보험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위조 사실을 모르는 담당 직원은 이를 그대로 믿고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후 범행은 같은 방식으로 반복됐다. A씨는 실제로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통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민 뒤 진료비 영수증과 계산서를 위조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1년 5개월 동안 총 77차례에 걸쳐 위조 서류를 제출했다.

초기 범행은 단순했다. 특정 날짜에 치료를 받은 것처럼 영수증을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위조 방식은 더욱 반복되고 체계화됐다. 같은 질병으로 여러 차례 통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청구하는 식이었다.

실제 위조된 서류에는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요추 및 추간판 장애', '결막염', '어깨 염좌' 등 다양한 진단명이 기재됐다. 그러나 A씨는 해당 기간 실제로 이런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편취한 보험금은 약 1889만원에 달했다.

결국 A씨는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행사,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진성 판사)은 지난 1월 19일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제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진료비 영수증을 위조해 보험금을 청구한 행위를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위조 서류를 반복적으로 제출해 보험금을 편취한 점에서 범행의 횟수와 기간이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벌금형 1회 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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