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늘밤 해상봉쇄 예고에 이란 "싸울 것"…호르무즈 일촉즉발(종합2보)

연합뉴스       2026.04.13 15:54   수정 : 2026.04.13 15:54기사원문
트럼프·美중부사령부, 한국시간 오늘밤 11시 봉쇄 시작 공식화 대이란 압박 수위 높여…"이란 아닌 곳 오가는 선박 항행자유 방해 안해" 이란 "오판하면 죽음의 소용돌이 될 것"…갈등 격화에 휴전합의 중대 기로 WSJ "트럼프, 제한적 공격 재개 검토"…물밑 중재 속 극적 타결 관측도

美 오늘밤 해상봉쇄 예고에 이란 "싸울 것"…호르무즈 일촉즉발(종합2보)

트럼프·美중부사령부, 한국시간 오늘밤 11시 봉쇄 시작 공식화

대이란 압박 수위 높여…"이란 아닌 곳 오가는 선박 항행자유 방해 안해"

이란 "오판하면 죽음의 소용돌이 될 것"…갈등 격화에 휴전합의 중대 기로

WSJ "트럼프, 제한적 공격 재개 검토"…물밑 중재 속 극적 타결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김승욱 기자 = 미국이 자국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휴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통제해온 이란에 맞서, 이란의 원유 등 수출을 차단하는 역(逆) 봉쇄로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란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21시간에 걸친 양국 간 첫 종전 협상(파키스탄·현지시간 11∼12일)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되면서 양측간 긴장이 휴전 이후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이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나온 첫 메시지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부사령부 성명 발표 이후인 13일 새벽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항구에 출입하는 선박을 봉쇄할 것입니다. 이 사안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짤막한 글을 올려 봉쇄 시작 시간을 직접 확인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조치가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해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출입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란이 전쟁 기간 자국산 원유 수출과 해협 통행료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온 점을 겨냥, 주요 수입원을 차단함으로써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오는 21일까지 남은 휴전 기간 이란의 자금줄을 조여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유도하는 한편, 종전협상 구도를 미국에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란이 그간 호르무즈 봉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흐름을 뒤집고, 오히려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쥐면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 외의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대해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과 거래하지 않는 국가들의 선박에는 해협 통과를 허용함으로써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란 이외의 제3국을 오가는 선박들이 이란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해 보인다.

중부사령부는 봉쇄 조치 시작 전에 상선 선원들에게 추가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만만 및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는 모든 선원에게 운항 시 '선원 공지' 방송을 주시하고 교신 채널을 통해 미 해군과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호르무즈 해협 (출처=연합뉴스)


이란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했다.

파키스탄에서 열린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싸운다면, 우리도 싸울 것"이라고 맞받았다.

특히 갈리바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역 봉쇄'로 앞으로 유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워싱턴의 휘발유 가격을 보여주는 지도를 올리고 "현재 가격을 즐기라"며 "이른바 '봉쇄'로 인해 곧 (갤런당) 4∼5달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역시 협상에 참여했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를 통해 "이슬라마바드 합의가 근접했을 때 우리는 과도한 요구, 골대 이동, 그리고 봉쇄에 직면했다"면서 "선의는 선의를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해상 봉쇄를 시도하면 강력한 군사적 보복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 매체인 세파뉴스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은 이란 군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면서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한 혁명수비대는 모든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접근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해 대응하겠다고 밝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재고조로 미-이란 간 휴전 합의가 중대 기로에 놓였다는 평가를 낳았다.

최악의 경우 미군과 이란군이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 등을 둘러싸고 무력 충돌을 하게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상대 해상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군사적 공격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이른바 '저항의 축'(이란이 이끄는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무장조직의 연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경우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사바 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 외무부는 "이란 협상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서 보여준 확고함은 이슬람공화국(이란)과 '저항의 축'에 새로운 승리를 의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아직 '2주 휴전'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극적인 협상 타결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동 지역 국가들이 미국과 이란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며칠 이내로 2차 종전협상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 지역 국가들은 '2주 휴전'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이란과의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미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에 2주의 시간을 줬다"며 "지금은 첫 주가 끝나가는 시점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 주가 더 남아 있어 지속적인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