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시유지 족쇄 풀린다… 서부이촌동 일대 재건축 훈풍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8:09
수정 : 2026.04.13 18:08기사원문
공공부지 위 지어져 재건축 난항
중산시범 시유지 매입으로 돌파
'신통기획 추진' 57년차 이촌시범
토지 소유권 얻어 사업 속도낼 듯
■'시유지 매입' 재건축 승부수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시범아파트는 지난 2일 주민 동의율 85%를 확보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신청했다.
이촌시범아파트는 1970년에 지어진 57년차 노후 단지로 총 190가구 규모다. 재건축 연한은 준공 후 30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되지만, 서울시유지 위에 지어졌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 정비사업 추진이 지연돼 왔다. 그 사이 노후화로 인한 생활 불편도 누적됐다. 특히 별도의 주차 공간이 부족해 차량이 각 동 출입구나 1층 세대·상가 앞까지 바짝 붙어 주차되는 일이 빈번했다. 이로 인해 화재 등 비상 상황 시 대피와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단지 내에는 "화재 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책임질 각오가 돼 있으면 주차하라"는 취지의 경고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조성된 단지는 토지 소유권이 공공에 있어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다. 정비사업의 핵심인 토지 확보가 선행돼야 하는 구조인 만큼 시유지 매입 여부와 가격, 납부 방식 등에 대한 공공과의 협의가 필수적이어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서 서울시가 인근 중산시범아파트와 시유지 매각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산시범아파트는 1970년 준공된 266가구 규모 단지로, 재난위험등급 D등급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 6월 주민 안전을 고려해 서울시와 재건축추진위원회가 토지 매입 비용을 10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방식의 매각에 합의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3.3㎡당 단가는 약 7800만원 수준으로, 가구별로 대지 지분에 따라 최대 5억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첫 납부는 오는 6월 시작될 예정이다.
■토지매입 비용 10년 분납
다만 서울시는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조건을 달았다. 기존 계약 세대가 아닌 신규 매수자의 경우 10년 분할납부가 아닌 일시납으로 토지 매수 비용을 납부하도록 하는 단서조항을 적용했다.
이촌시범아파트 역시 시유지 매수 신청에 88%의 주민 동의를 확보하며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도시정비법 제정 이전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중산시범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빠른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촌시범아파트는 아직 토지 소유권이 없어 추진위원회 구성이 제한된 상태지만, 신통기획이 확정될 경우 약 2년 6개월이 소요되는 추진위 구성 단계를 생략하고 조합 직접 설립 방식으로 사업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촌시범아파트 관계자는 "중산시범과 유사한 조건으로 시유지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신통기획을 통해 조합 직접 설립 절차에 곧바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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