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6일에 사라진 아들… 함께한 시간 짧아 애달파"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8:17
수정 : 2026.04.13 19:55기사원문
1986년 추석쯤 상계동서 사라진 성근이
10분 자리 비웠을 뿐인데 포대기만 남아
"30대 여성 며칠간 집 인근 서성여" 제보
누군가 데려갔다면 잘 키웠기만 바랄뿐
최혜정씨는 40년 전 실종된 아들 김성근씨(현재 나이 40·현재 추정 사진)를 떠올릴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성근씨가 사라진 뒤 자식 둘을 더 낳고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들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은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
성근씨는 생후 76일이던 1986년 9월 13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에서 최씨가 연탄불을 갈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실종됐다.
이후 밤 11시께 상가건물 2층에 살던 최씨는 한기를 느껴 잠에서 깼고, 연탄불이 꺼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연탄불이 꺼진 것을 확인한 뒤 새 연탄으로 갈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집으로 올라왔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믿기 어려웠다. 얌전히 누워 있어야 할 성근씨가 포대기만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곧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가 1층 슈퍼마켓에 아기가 사라졌다고 알린 뒤 집에서 약 100m 떨어진 아주버님의 집까지 달려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집집마다 수소문하며 아기가 없는 집까지 찾아다녔지만, 성근씨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던 중 최씨의 뇌리에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연탄을 갈 때 대문에서 인기척을 느꼈던 것이다.
최씨는 "1층이 슈퍼마켓이다 보니 당시에는 드나드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성근이를 찾으러 뛰쳐나간 뒤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바로 출발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이 있었다"며 "며칠 전부터 3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집 주변을 서성였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데다 실종 아동에 대한 수사 체계가 미흡했던 탓에 끝내 성근씨를 찾지 못했다.
최씨의 마음이 더 아픈 이유는 성근씨와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출산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난 성근씨는 약 두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고, 이 때문에 최씨가 아들과 집에서 함께 보낸 시간은 고작 2주 남짓에 불과하다. 최씨는 "산후조리를 한다고 많이 돌아다니지도 못했고, 거의 집에만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긴 세월 동안 아들을 찾아온 최씨는 또래 아이들만 봐도 늘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어린아이들만 봐도 마음이 아팠고,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나이가 되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입영통지서가 나올 나이가 됐을 때 역시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렇게 아들의 빈자리를 안고 40년을 살아온 최씨는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을 성근씨가 어디에선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는 "아들이 이제는 어디에선가 무사히 잘 살고 있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다만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이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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