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바꾼 에너지 수입… 원유·가스 줄고 석탄 20% 늘어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8:18   수정 : 2026.04.13 18:17기사원문
3월 원유 5%·천연가스 19%↓
LNG 공급불안에 석탄 대체재로
전력용 연료탄 한달새 15% 폭등
전쟁 장기화에 수입 더 늘어날듯

중동전쟁 여파로 국내 에너지 수입에서 이례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월 원유와 가스 수입은 일제히 감소한 반면, 석탄은 유일하게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급증하며 대조를 이뤘다. 국제 석탄 가격도 중동불안 장기화 속에 연초 대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나홀로 증가한 석탄 수입

13일 산업통상부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에너지 자원 수입 총액은 112억9300만달러로 전년 동월(119억7100만달러)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석유와 가스의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다.

품목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원유 수입액은 59억55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2% 줄었고, 가스는 23억6100만달러로 무려 19%나 급감했다. 그러나 석탄은 10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월(8억7700만달러) 대비 20.3% 뛰어오르며 홀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제 석탄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산업부의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96.60달러(t당 달러)였던 전력용 연료탄(호주 뉴캐슬 현물)은 올해 1월 109.15달러, 2월 115.65달러에 이어 3월에는 133.86달러로 한 달 만에 15.75%나 폭등했다. 4월 현재(월평균)는 139.34달러로 전월 대비 4.09% 추가 상승하며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중동 호르무즈해협 불안이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우려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석탄의 대체재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주요 국가들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이 이어지자 석탄발전 확대를 검토하거나 실행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라 최대 80%로 제한했던 석탄발전 상한을 해제하고, 석탄발전소 2기의 폐지 시기를 연기했다.

■"송전제약 해소가 주요인…4월 영향 본격화되나"

발전업계는 3월 석탄 수입 증가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국내 송전망 여건 개선을 우선 꼽는다.

발전사 관계자는 "전체 수입량 증가에는 중동전쟁 영향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발전사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송전제약이 풀리면서 발전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말 충청 서해안 지역의 신규 송전선로가 일부 개통되면서 석탄발전 가능 용량이 확대됐고, 같은 시기 원자력발전소의 계획예방정비가 집중되면서 원전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리며 지난해 5월부터 석탄발전량이 전년 동월 대비 빠르게 늘기 시작했고, 수입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발전부문만 놓고 보면 중동전쟁으로 인한 석탄 대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급통계연구실 김철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발전 시장은 석탄과 가스가 이원화돼 별개로 움직이는 구조"라며 "과거에는 가스 가격이 오르면 석탄발전을 늘리는 대체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송전선로 용량 상한 때문에 그런 전환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전력 계통 구조상 석탄·원자력·신재생에너지는 송전선로로 보낼 수 있는 물리적 용량 한도 내에서만 발전이 가능하고, 이를 초과하는 전력 수요는 가스발전소가 담당한다.
이 때문에 LNG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석탄발전을 무작정 늘려 가스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3월 석탄 수입 증가는 송전선로 개통과 원전 정비 집중 등 국내 구조적 요인에 중동불안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동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4월 통계에서 전쟁 영향이 보다 뚜렷하게 반영되며 석탄 수입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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