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과 안하고 단가도 저렴… 카자흐스탄 원유 뜬다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8:21
수정 : 2026.04.13 18:20기사원문
정부, 공급망 脫중동 속도전
카자흐 매장량 40억t… 세계 12위
카스피해~흑해 송유관 통해 수출
배럴당 71弗 가격 경쟁력도 강점
경질유 특성상 정제 효율 낮지만
업계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우선"
■정부 '탈중동' 속도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비중동권 원유 도입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7일부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정부 특사단과 함께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일정을 마치고 지난 10일 귀국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이 지리적으로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유 운송 기간은 미국과 유사한 50~60일 수준"이라며 "이제는 가격보다 자원 확보 자체가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외공관 상무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 해외지사 등을 총동원해 원유와 천연가스, 나프타 등 대체물량 확보에 나선 상태다. 기존 중동 중심 조달구조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그리스, 알제리 등으로 공급선을 넓히는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다.
실제 도입도 이미 시작됐다. GS칼텍스는 최근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을 통해 약 100만배럴 규모의 카자흐스탄 원유를 들여왔다. 이는 중형차 약 100만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해당 원유는 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항을 출발한 유조선을 통해 지난 8일 전남 여수 원유부두에 도착했다.
■카자흐 원유 공급망·가격 강점
카자흐스탄은 원유 확인 매장량 약 40억t(세계 12위), 천연가스 3조8000억㎥(15위)를 보유한 중앙아시아 자원부국이다. 향후 연간 원유 생산량도 1억t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급경로가 강점으로 꼽힌다. 카자흐스탄산 원유의 약 70~80%는 카스피해 유전에서 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항으로 이어지는 CPC 송유관을 통해 운송된 뒤 수출된다.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아 중동발 군사충돌이나 해상 봉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가격경쟁력도 뚜렷하다. 카자흐스탄산 원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71.68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73.8달러), 아랍에미리트(75.11달러), 미국(73.64달러)보다 낮다. 운송비와 정제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기본적 도입단가 측면에서는 매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원유 수입구조도 이미 변화하는 추세다. 중동산 원유 비중은 2016년 86%에서 지난해 69.6%까지 낮아진 반면, 미국산은 0.21%에서 16.3%로 크게 늘었다. 카자흐스탄산 비중은 아직 1.5% 수준이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정제 측면에서는 한계도 있다. 카자흐스탄 원유는 경질유 성격이 강해 휘발유와 나프타 수율이 높은 대신 경유와 등유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적다. 중동산 중질유 처리에 최적화된 국내 정유설비에서는 효율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공급선 다변화의 필요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원유는 이미 일부 도입 경험이 있고,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지금은 정제 효율보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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