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도시 부산 성공하려면 요리 꿈나무 키울 시스템 필수"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8:32   수정 : 2026.04.13 18:50기사원문
전지성 레썽스 대표
3년째 미쉐린 셀렉티드 레스토랑
낡은 국내 요리학교 교육시스템
학생들 실제 현장서 괴리감 느껴
현장실습 위주 교육으로 바꿔야
지역 식재료 활용 코스요리 개발
부산관광공사와 프로젝트 준비





"부산이 미식도시로 나아가려면 '요리 꿈나무'들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키워야 미래가 있다고 본다. 부산시의 주도로 현직 셰프들과 함께 그런 커리큘럼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저희 셰프들이 암만 좋은 요리를 만드는 활동을 이어가더라도 부산의 '다이닝 산업' 자체가 커지려면 좋은 후배들이 계속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13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미쉐린 가이드 셀렉티드 레스토랑' 레썽스에서 만난 레썽스 전지성 대표(38·셰프·사진)는 부산의 미식도시 브랜드화가 성공하기 위해 후학 양성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전지성 셰프는 지난 2023년 부산시의 대표적인 청년 육성 프로젝트 '청년 월드클래스' 지원사업의 최종 3인에 들어간 선정자다. 이 사업은 특정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부산에서 자기 분야에 왕성히 활동 중인 유망 청년을 시가 선정, 국내외 네트워크 확장 사업을 비롯해 3년간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전 셰프는 지난 2011년부터 호주, 덴마크,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요리 공부를 이어오다 지난 2022년 그의 고향 부산에 이노베이티브 프렌치 레스토랑 '레썽스'를 차렸다. 그의 가게를 둘러봤을 때 여러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각종 발효 음식들이 병 속에 보관돼 있었다. 신선한 제철 재료들에 대한 전 셰프의 철학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여러 곳에서 요리 수학을 마치고 고향 부산에 정착한 이유도 부산만이 지니고 있는 문화와 함께 다채로운 식자재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셰프는 "부산은 산과 바다, 도시들이 다 어우러져 있는 지형을 지닌 곳이다. 식자재 또한 해산물과 함께 밭에서 나는 작물들까지 가까이서 구할 수 있어 서울보다는 요리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봤다"며 "다만 '레스토랑 다이닝 산업'의 경우 4~5년 전만 해도 아직 불모지인 시기였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세계적인 미식 음식점들을 지정해 소개하는 '미쉐린 가이드' 또한 부산에 들어온 지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았다. 전 셰프가 이끄는 레썽스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난 2024년부터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의 셀렉티드 레스토랑에 선정되며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 그리고 부산에 파인다이닝 문화가 유명세를 탄 게 최근 일이라 그전까지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라며 "사업 초창기에는 런치와 디너까지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한 날들이 많았다. 파인다이닝이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성장 단계인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묵묵히 일을 이어온 전 셰프는 사업 2년차에 '부산시 청년 월드클래스'에 선정되며 첫 전환기를 맞았다. 이는 부산시가 새롭게 추진한 '미식도시' 관광 브랜드와도 맞물렸다. 공교롭게도 부산 청년 월드클래스 선정자 가운데 현재까지 요리 분야는 아직 전 셰프가 유일하다.

그는 지원 금액을 허투루 쓰지 않고자 요리 후학 양성에 우선 활용했다. 부산지역 내 조리고등학교와 조리학과 대학생들을 초청해 레썽쓰의 요리 체험 및 교육을 전개했던 것이다.

전 셰프는 이에 대해 "조리고와 조리 전공 대학생들은 장차 요리계를 이끌 새싹들임에도 파인다이닝 코스 요리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초청해 무료로 다양한 식음료 매치를 교육하고 현직 셰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요리 공부를 하고 있음에도 파인다이닝 문화를 접하지 못하는 실정이 안타까워 조금이나마 도움 되고자 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외국의 유명 요리학교들 같은 경우 어릴 때부터 좋은 레스토랑들을 보내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을 시킨다. 실질적으로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체계적으로 볼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아직 우리나라, 그리고 부산의 학교들은 여전히 옛날 시스템 속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이 실제 현장에 배치되면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요리 후배들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전 셰프는 "전문 다이닝을 어렵게 생각하기보다 '꿈꾸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해외도 나가보고 서울, 전라도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좋은 식재료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수도권 시장이 전부가 아니며, 요리하기엔 되레 부산이 더 좋다는 점도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레썽스는 부산관광공사와 함께 부산의 요리 수준을 높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의 유명 셰프들을 초청해 부산지역 셰프들과 함께 부산의 식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코스를 개발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부산의 숨은 보석 같은 레스토랑과 셰프들을 발굴하고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 대표는 짤막하게 소개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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