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요구한 삼성전자 노조, 사회적 책임 돌아보길
파이낸셜뉴스
2026.04.14 18:12
수정 : 2026.04.14 18:12기사원문
"연간 영업익 15% 지급해야" 주장
조합 미가입자 명단 작성한 의혹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보다 많은 돈을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사용해달라는 것이다.
글로벌 무한 기술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성과급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할 경우 중요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더욱이 지난해 삼성전자는 420만명에 이르는 주주에게 11조1000억원을 배당했다. 직원들에게 배당금의 4배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명단을 두고 '블랙리스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 노조위원장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다. 당시 위원장은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만약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이라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형법상 업무방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물론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의 노동 3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기본권이다.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조를 만들고 가입할 수 있고,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사용자와 협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권리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행사돼야 한다. 기본을 벗어난 파업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그 피해는 한국 경제 전체로 돌아오게 된다. 반도체 생산 차질로 수출이 10% 줄어들면 국내총생산(GDP)이 0.78% 감소한다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상식을 벗어나는 성과급 요구가 강행되거나 시대착오적인 블랙리스트 논란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노조의 신뢰도는 크게 추락할 수밖에 없다. 고유가, 고물가, 고환율로 대다수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누가 동의하겠나.
삼성전자 노조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의 무게만큼 사회적 책임 또한 크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노조활동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절제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공정한 중재자로서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건전한 노사관계를 확립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과 노동권 보호가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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