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하면서"수호신 2군행, 라인업 물갈이… 꽃범호 감독의 '독한 야구'가 만든 반전의 6승 1패

파이낸셜뉴스       2026.04.15 09:00   수정 : 2026.04.15 11:16기사원문
'수호신' 강판시킨 비정한 결단… 성영탁·김범수 더블 스토퍼 대적중
간판타자 뺀 충격 요법… '0.360' 신형 엔진 박재현의 통쾌한 폭발
박찬호 완벽히 지운 '1번 데일'… 홈런 1위 김도영 만루포 '화룡점정'





[파이낸셜뉴스] 위기의 순간, 벤치의 결단은 차갑고도 독해야 한다. 이름값에 얽매이거나 과거의 영광에 취해 머뭇거리는 순간, 팀은 걷잡을 수 없는 연패의 늪으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개막전 9회 대역전패의 뼈아픈 악몽을 겪었던 KIA 타이거즈. 하지만 그 뼈저린 실패는 초보 사령탑 이범호 감독을 완벽한 '독사'로 변모시켰다.

파격적인 엔트리 변화와 숨 막히는 용병술, 이범호 감독의 '독한 야구'가 호랑이 군단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놓으며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변화는 단연 마운드, 그중에서도 불펜의 전면 개편이다. 이번 4연승의 가장 결정적인 분수령은 지난 금요일 경기 9회였다. 6-5의 살얼음판 리드 상황, 벤치는 흔들리던 기존 마무리 정해영을 과감하게 내리고 김범수를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자칫 개막전의 악몽이 재현될 뻔했던 순간을 사령탑의 뚝심으로 돌파한 것이다.



이범호 감독의 결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부진한 정해영과 부상 중인 전상현을 과감히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름값에 의존하는 대신 성영탁-김범수라는 파격적인 '더블 스토퍼' 체제를 꺼내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성영탁은 한화전에서 1.2이닝 터프 세이브를 올리며 3연승을 이끌었고, 김범수는 한화전 1차전 세이브, 2차전 홀드에 이어 14일 키움전에서는 단 8구 만에 1이닝을 삭제하는 위력을 뽐냈다.

여기에 선발 올러를 6회에 빠르게 교체한 뒤 한재승-이태양-홍건희-조상우를 쏟아부은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도 예술이었다. 특히 한화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이태양과 조상우의 부활은 KIA 불펜에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타선과 야수진 운용에서도 이범호 감독의 승부사가 빛을 발했다. 변화의 시작은 지난 4월 5일이었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핵심 타자 나성범을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하는 충격 요법을 썼다. 대신 박재현과 박상준을 상위 타선에 전격 배치하고 정현창을 선발 2루수로 투입했다. 이 경기에서 박재현이 맹활약하고 정현창이 결승 타점을 올리며 연패를 끊어냈다.

특히 혜성처럼 등장한 2라운드 신인 박재현의 활약은 경이롭다. 현재 타율 0.360을 기록 중인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정교한 타격을 앞세워 KIA 우익수 자리의 확고부동한 주전으로 도약했다.



여기에 삼성전부터 1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은 '신의 한 수'가 됐다. 1번 타순에 들어선 이후 전 경기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40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박찬호의 이적으로 생겼던 1번 타자의 공백을 120% 완벽하게 메워버린 것이다.

테이블세터가 살아나자 중심타선도 춤을 추고 있다. '캡틴' 김선빈이 0.319의 타율로 중심을 꽉 잡아주고 있는 가운데, 15일 경기에서는 타이거즈의 심장 김도영이 마침내 그랜드슬램을 작렬시켰다. 비록 타율은 0.231에 머물고 있지만, 단숨에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하며 리그 홈런 공동 1위로 뛰어오르는 괴력을 과시했다.

선수들의 맹활약 뒤에는 이범호 감독의 치밀한 벤치워크가 있었다.
4월 11일 고종욱을 대타로 기용해 쐐기점을 뽑아낸 장면, 4월 12일 박상준 대신 김규성을 투입해 무사 1, 2루에서 깔끔한 희생번트를 성공시키고 결국 적시타까지 창출해 낸 장면 등은 벤치의 개입이 최근 얼마나 정교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감하게 칼을 빼 든 이범호 감독의 '독한 리더십'. 정해영 말소라는 초강수와 젊은 피의 과감한 중용이 맞물리며, KIA 타이거즈는 초반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내고 가장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새로운 필승조가 앞으로의 고비들을 어떻게 넘길지가 관건이지만, 지금 광주벌을 휘감고 있는 이 짜릿한 연승의 기운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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