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 뺀 '호르무즈 구상'…전후 해상질서 독자 설계

파이낸셜뉴스       2026.04.15 07:11   수정 : 2026.04.15 07:11기사원문
프랑스·영국, 17일 국제 화상회의 공동 주최
전투 종료 이후 방어적 임무 중심 해협 안정화 구상
미국 불참 속 유럽 주도 다국적 협력 틀 논의
중국·인도 초청됐지만 참여 여부 미정
전쟁 개입 대신 사후 질서 관리 역할 강조



[파이낸셜뉴스] 유럽 주요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를 위한 다국적 구상에 착수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작전과는 선을 긋고, 전쟁 이후 방어적 임무 중심의 해상 질서 복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달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행 확보를 위한 국제 화상회의를 공동 개최한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14일 "안보 상황이 허락할 경우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며 "순전히 방어적인 임무에 기여할 준비가 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번 구상은 전투 종료 이후를 전제로 한다. 영국 총리실도 "분쟁이 끝난 뒤 국제 해운 보호를 위한 조율된 다국적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한 회의"라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들은 이란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대신 이후 해협 안정화 단계에서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다. 중국과 인도도 초청됐지만 참석 여부는 불확실하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35개국 군 수장이 프랑스 주도로 화상회의를 열었고, 이달 2일에는 영국 주도로 40여개국 외무장관이 해협 개방 방안을 논의하는 등 다국적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이들 논의에 참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은 해협 운항 재개를 위해 소해함 등 군사 자산을 포함한 별도 협력 체계를 검토 중이다. 핵심 목표는 △해협에 묶인 선박 이동 지원 △기뢰 제거 △군사 호위 및 감시 제공 등 3가지다. 특히 기뢰 제거는 유럽이 강점을 가진 분야로 150척 이상의 관련 함정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독일이 가세할 경우 임무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독일은 영국·프랑스보다 재정 여력이 크고 관련 군사 자산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유럽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프랑스는 미국이 개입할 경우 이란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영국은 미국이 배제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발과 함께 작전 범위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해군 임무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 진전은 아직 거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유럽 당국자들은 영구적인 전투 중단이 전제되지 않는 한 해군 자산 배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논의도 군사적 접근보다는 외교적 해법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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