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변산반도 국립공원' 직접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2026.04.16 14:08   수정 : 2026.04.16 14:35기사원문



【변산(전북)=정순민 기자】 변산반도국립공원은 내변산의 깊은 숲과 외변산의 아늑한 해안 풍경이 어우러지는 국내 유일의 반도형 국립공원이다. 억겁의 세월을 간직한 채석강과 적벽강, 천년 고찰 내소사, 숲속을 느릿느릿 걸어볼 수 있는 전나무숲길과 직소폭포 등이 이곳을 대표하는 명소들이다. 지난주, 봄이 시나브로 찾아오고 있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을 다녀왔다.

■거대한 지층박물관 채석강·적벽강

전북 변산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소는 십중팔구 채석강이다. 지난 2008년 채석강을 품고 있는 격포 해변에 대규모 리조트 '소노벨 변산'이 들어서면서다. 500여개의 객실과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춘 이곳은 변산 여행을 위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노벨 변산 바로 옆에 국립공원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변산반도국립공원 탐방안내소가 있다. 서해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탐방안내소 왼쪽에는 채석강이, 리조트 너머 오른쪽에는 적벽강이 있다. 채석강에서 적벽강까지는 자동차로 불과 3분, 도보로도 20~25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된 채석강 앞에 서면 '시간의 단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채석강의 바위층은 마치 책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약 87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이 오랜 침식과 풍화를 거치며 지금과 같은 절벽의 모양을 만들어냈다.

바로 옆 적벽강은 또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같은 바다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붉게 물든 절벽과 주상절리는 햇빛의 각도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고, 해질 무렵이면 서해의 느린 시간과 맞물려 묘한 여운을 남긴다. 채석강이 거대한 지층 박물관이라면, 적벽강은 붉은 노을이 만들어낸 빛의 극장이다. 적벽강에서 격포항까지 해안을 끼고 걷는 '적벽강 노을길'(변산마실길 3코스)도 이 노을 덕분에 운치를 더한다.



■내소사의 봄과 직소폭포 가는 길

해안선을 벗어나 내변산 쪽으로 방향을 틀면 변산반도는 또 다른 풍경을 펼쳐 보인다. 높지 않은 산세와 고즈넉한 풍경이 주는 평온함 때문인지 마음도 차분해지고 말수도 줄어든다. 그 한가운데 천년 고찰 내소사가 있다. 내소사는 화려함 대신 균형을 선택한 공간이다. 오래된 것이 주는 단단함과 시간을 견딘 것들만이 갖는 표정이 그곳엔 있다.

내소사라는 절집 이름에도 깊은 뜻이 담겨있다. 내소사(來蘇寺)는 '이곳에 오면 모든 것이 소생한다'는 뜻이다. 이름처럼 그곳엔 새로운 계절, 봄이 찾아와 있었다. 4월 말을 향해가는 지금쯤이면 봄꽃들이 다 지고 없겠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그곳엔 노란 산수유와 홍매화, 그리고 천왕문 앞 벚나무들이 만개해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내소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일주문에서부터 천왕문에 이르는 약 600m 길이의 전나무숲길이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에 비견되는 이 길에는 700여그루의 높다란 전나무가 좌우로 길게 늘어서 있어 자연스럽게 시선이 위로 향하고 발걸음 역시 느려진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히기도 했던 이 길은 드라마 '대장금', '다모', '이산'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또 쉬엄쉬엄 걷기 좋은 곳으로는 직소폭포 가는 길이 있다. 내소사에서 직소폭포로 넘어가는 코스도 있지만 이 길은 고도차가 심한 편이어서 트레킹이 목적이라면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낫다. 이 코스는 길이 평탄하고 잘 정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산책하듯 가볍게 걷기에 좋다.



■고사포·직소천야영장과 생태탐방원

변산반도국립공원을 구석구석 돌아보려면 하루로는 부족하다. 자연과 함께하는 아웃도어 여행을 선호한다면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야영장이나 카라반, 생태탐방원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 내에는 카라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직소천 야영장부터 고사포 야영장 & 워케이션센터, 변산반도생태탐방원까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3가지 형태의 숙소가 있어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5월 새로 개장하는 직소천 야영장은 산과 계곡에 둘러싸인 입지에 '한옥형 카라반'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카라반 30동과 자동차 야영지 50면 규모로 조성됐으며, 통창을 통해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다목적 편의시설과 놀이시설도 갖췄다. 이용료도 주말 기준으로 자동차 야영지의 경우는 3만원대, 카라반은 7만원대부터 가격이 형성돼 있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다.



개장 7년째인 고사포 야영장은 예약 경쟁률이 100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해변과 송림을 끼고 있어 캠핑장으로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고, 구역 내에 바다 전망이 가능한 별장형 하우스와 워케이션센터도 마련돼 있어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또 적벽강 바로 옆에 위치한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은 콘도형 숙박 시설로, '노을에 물드는 지질여행'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추첨제로 운영되는 다른 두 곳과 달리 이곳은 선착순 예약제로 방을 배정하기 때문에 '광클'이 필수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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