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독신파티, 축의금 다 수금할거야" 옛 직장동료의 '10만원 청구서'
파이낸셜뉴스
2026.04.16 11:07
수정 : 2026.04.16 11: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인에게 독신 파티 초대장을 받았다는 한 직장인의 사연이 결혼과 축의금 문화에 대한 갑론을박의 장이 되고 있다.
"독신 파티서 축의금 다 수금할테니 준비해"…농담으로 여겼는데
A씨에 따르면 초대장을 준 전 직장 동료는 이전부터 '마흔 되면 독신 파티 크게 열 거다. 그때 내가 그동안 냈던 축의금 다 수금할 거니까 다들 준비해라'고 말해왔다고 한다. A씨는 "그땐 다들 웃으면서 당연하다고 하고, 농담으로 넘겼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전 직장 동료는 몇 년 전 있었던 A씨의 결혼식에도 참석해 축의금 10만원을 냈다고 한다.
그리고 동료는 실제로 만 40세가 되자 오는 5월 독신 파티를 연다며 초대장을 보냈다. 마당이 있는 카페를 통째로 빌려 야외 파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초대장 하단에는 참석이 어려운 경우 축의금을 보내 달라는 문구와 함께 계좌번호도 기재돼 있었다.
A씨는 "기브 앤 테이크 관점에서 보면 제가 10만 원을 돌려주는 게 맞다. 그 친구는 독신이라 그 돈을 돌려받을 기회가 이번뿐이니까"라면서도 "그런데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 수금을 위한 파티인가 싶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결혼하면 돈 들어갈 일 많으니까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축하하는 마음으로 내는 게 축의금 아니냐"며 "이건 결혼도 아니고 혼자인데, 혼자인 삶을 축하한다는 것도 좀 웃기지 않나"라는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심지어 A씨는 이런 심정을 동료에게 솔직하게 털어놨다고 한다. 동료의 답은 "다들 결혼식 축의금 돌려받을 거 생각하고 내는 거라는데, 난 이렇게라도 받아야지"라는 것이었다. 그는 "나도 처음에는 축하하는 마음으로 친한 만큼 냈는데 요즘 세상이 점점 각박하게 변해서 이 각박한 세상에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마음이기도 하다"라며 독신 파티를 열게 된 이유를 전했다.
A씨는 "친구 말을 듣고 나니 그럴싸해서 독신 파티에 갈 생각이다. 이 친구라면 파티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을 것 같다"면서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나. 이런 친구 있냐"라며 누리꾼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비혼 인구 증가 추세와 함께 '축의금' 이슈도 화두에 올라
한국에서 비혼 인구는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4'에 따르면 2020년 기준 40대 인구 중 미혼자 비율이 남성 23.6%, 여성 11.9%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0년의 남성 3.5%, 여성 2.1%와 비교하면 각각 6.7배, 5.7배 증가한 수치다.
또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이 발간한 '청년 삶의 질 2025'에서도 청년(19~34세) 인구 1040만 4000명 중 30~34세 남자의 미혼율은 74.7%, 여자의 미혼율은 58.0%로 2000년(28.1%, 10.7%)보다 46.6%p, 47.3%p 각각 늘었음을 알 수 있다. 25~29세 남자의 미혼율은 95.0%, 여자는 89.2%로 동기간(71.0%, 40.1%) 대비 24.0%p, 49.1%p 각각 증가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혼인 건수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미뤄진 결혼 수요의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많아 비혼 흐름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흐름 속에서 '비혼식'이나 '독신 파티' 같은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자, 축의금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비혼을 선택한 이들 사이에서는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나가는 축의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데 대한 박탈감이 실제로 존재하며, A씨의 사연처럼 비혼식에서 축의금을 받는 것이 정당한지를 두고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누리꾼들도 "따지고 보면 결혼식 역시 품앗이 개념이고, 받은 만큼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는 의견과 "비혼과 결혼은 엄연히 다르다, 축의금의 개념을 어디까지 확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한편 비혼 축의금에 대한 관심은 민간 기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비혼 직원들이 결혼 축의금은 물론 가족수당, 자녀 학자금 등을 받지 못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LG유플러스·롯데백화점·NH투자증권 등이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축하금과 유급휴가를 지급하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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